[생생인터뷰]인터카드넷 김경진씨

  • 입력 2000년 7월 16일 19시 13분


인터넷카드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카드넷(www.cardkorea.com)의 김경진(金京珍·23·이화여대 정보통신학과 4년) 사장. 아직 대학생 신분이지만 이젠 어엿한 닷컴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인정받는다.

대학교 3학년이던 98년 9월 친구와 함께 개인사업으로 사업자 등록을 하면서 시작한 인터카드넷은 어느새 35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중견 웹사이트로 성장했다. 제휴사만 해도 두루넷 SK상사 심마니 등 10여개사에 이른다. 물론 이러한 비약적 발전의 이면에서 김사장이 감내해야 했던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미국으로 이민간 친구로부터 인터넷카드 서비스가 인기라는 얘기를 듣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낮에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저녁때 잠깐 하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뛰어들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사업을 시작한 뒤 경비절감을 위해 교내 동아리방에 PC 1대를 설치하고 인터넷카드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루 3, 4시간씩만 잤으며 주말에는 12시간 이상을 서비스 개발에 투자했다. 밤샘 작업도 부지기수.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지지부진했다. 속도가 생명인 E비즈니스에서 남들보다 몇발 앞서 인터넷카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서비스 개시 10개월이 지난 99년 6월까지 모은 회원수는 고작 1만여명. 후발 주자들이 앞질러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김사장은 사업 포기를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그는 결국 휴학이라는 카드를 선택했다. 그만둘 때 그만두더라도 최선을 다해봐야겠다는 젊은 패기로 내린 결단이었다. 결국 그는 사업을 안정시키며 본궤도에 진입시키는데 성공했다.

‘어린 나이에 여성이 사업하기에 어려운 점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김사장은 “상대편 회사의 실무자로부터 무시당하거나 어린애 취급을 당하는 사례가 많았다”면서 “지금은 비즈니스 관행을 익히고 나름대로 노하우를 개발해 원하는대로 사업을 이끌어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직원을 다루는 솜씨도 보통이 아니다.

“잘못한 점이 보이면 E메일로 남몰래 지적합니다. 좀더 깊은 얘기를 나눌 필요가 있으면 데이트 신청을 하죠.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됩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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