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번지는 외래잡초 우리강산 '쑥대밭'

  • 입력 2000년 7월 14일 22시 31분


전북도내 신설도로의 절개지와 국도변, 심지어 목초지에 이르기까지 외래 잡초와 함께 독초마저 번지고 있어 생태계 파괴와 인체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호남농업시험장 소속 이정준(李廷準·47)농업연구사가 최근 전주―무주간 국도와 전주시 외곽도로, 진안군과 김제시의 목초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20여종의 외래 잡초가 급속히 번져 토종 잡초들을 밀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6년 개설된 전주―무주간 4차선 도로의 경우 절개지와 도로변 공터에는 대부분 미국과 유럽이 원산지인 ‘흰전동싸리’ ‘왕달맞이꽃’ ‘개망초’ ‘구주개밀’ ‘미국 실새삼’ ‘서양 질경이’ ‘미국 가막사리’ 등이 급속히 번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외래 잡초는 도로의 절개지에 뿌려놓은 사료용 식물인 ‘톨페스큐’와 ‘오쳐드 그래스’ 등에 섞여 들어와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도로변 공터는 쑥과 매듭풀 등 자생력이 강한 토종 잡초 일부만이 발견됐을 뿐 대부분을 외래 잡초가 점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90년 전주시 외곽에 개설된 서부우회도로변에도 ‘흰전동싸리’ ‘황금메꽃’ ‘까마중’ ‘돌소루쟁이’ 등의 외래 잡초가 크게 번지고 있다.

더구나 진안군 주천면 구봉산에 있는 염소 목장의 목초지에까지 ‘미국 자리공’ ‘자주빛 괭이밥’ ‘개망초’ 등이 번져나가 풀의 생산능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정준연구사는 “번식력이 강한 외래 잡초로 인해 토종이 사라져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고 있다”면서 “검역강화와 독초관리법 제정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학계에 따르면 95년에는 전국적으로 외래 잡초 250여종이 보고됐으나 매년 10―20여종이 새로 추가돼 올해는 340여종이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는 것.

<익산〓김광오기자>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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