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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7월 14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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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경제연구소는 14일 발표한 ‘기업부도 가능성 진단과 주가’ 보고서에서 은행권의 6월말 결산실적 관리 및 자금의 보수적 운용, 종금사의 단기자금 회수, 7월의 채권시가평가제 실시
등의 영향으로 신용등급 BBB등급 이하 기업의 부도확률이 7∼8월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현황
지난 97년 하반기 이후 집중 발행됐던 회사채 만기물량이 올 하반기 중 총 28조8천억원에 이르며 특히 7, 8월이 전체 만기물량의 27.3%를 차지하고 있어 회사채 차환발행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특히 삼성 LG SK 현대 등 4대 그룹을 제외하고 전체의 38.5%를 차지하는 신용등급 BBB미만 기업들의 부도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는 또 4대 그룹 중에서는 현대그룹의 회사채 만기물량이 하반기 중 4조18억원으로 가장 많지만, 만기물량에 대한 차환발행은 현대중공업 등 일부 우량기업을 제외하고는 사실 어려운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작년 12월 결산 585개 제조업체의 이자보상배율은 평균 0.567배로 순수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갚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환율 및 이자하락 등 영업외이익이 급증, 이자비용을 지급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으나 2차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금경색이 심화되고 있어 이자보상배율이 낮은 일부 중견기업들조차 흑자부도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또한 투기등급이 BB등급 이하의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 자체가 불가능, 회사채 등급별 발행금리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AA이상인 초우량기업의 발행금리는 수요초과로 하락하는 반면, BBB+이하는 수요가 없어 발행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
특히 한국종금 자금악화 이후 종금사들의 보수적인 자금운용으로 CP(기업어음)발행 거부 등으로 기업의 단기자금 조달에 커다란 차질을 빚고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기업 신용등급이 A3-미만의 기업들은 CP를 발행할 방법이 사실상 막혔다는 것이다.
◆왜 7∼8월 중 부도 가능성이 높은가
하반기 중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28조8천억원 중 7∼8월에 만기물량의 27.3%가 집중돼 이다.
이중 A-등급 비중은 불과 20.1%에 불과하며 나머지 79.9%는 BBB등급 이하여서 향후 심각한 자금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업종별 회사채 신용등급 분포현황을 분석한 결과 금융보험업과 건설업의 부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부도 가능성이 높은 업종으로는 석유화학 고무 플라스틱 및 조립금속 기계장비 업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어음을 기준으로 투자 부적격 등급을 분석한 결과 전체 241개 기업중 81개 업체(33.6%)가 심각한 자금압박 상태이며, 이중 건설업체가 18개로 가장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대기업의 경우 회사채 차환발행이 불가능한 BB등급 이하가 전체의 33.4%를 차지하고 있어 향후 자금압박의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중소기업은 BB등급 이하가 무려 54.2%데 달해 대기업보다
자금난에 노출될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변수 및 주가 전망
보고서는 기업들의 자금난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기업부도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점과 △금융권 구조조정 △노사관계 불안 및 집단 이기주의 분출 △무역수지 흑자축소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꼽았다.
특히 기업들의 자금난은 1차로 7∼8월에 가장 심화되고, 이어 12월에 2차 자금난이 올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이 같은 신용경색 원인은 한계기업의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보다는 근본적으로 금융시스템의 불안에 따른 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책은 부실 금융기관이나 기업을 살리기보다 퇴출시킴으로써 근본적으로 추가 부실채권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현재 정부가 구조조정에 대한 원칙을 파기하고, 불완전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어 은행구조조정이 연내 마무리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정부의 개혁의지의 후퇴는 결국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거나 불완전한 마무리를 함으로써 위기를 재연시키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 가능성이 상존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한계 기업들의 부도 가능성은 시간문제이며, 결국 부도발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정부의 안일한 구조개혁 방향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주가는 기업들의 자금난이 해소되고 금융권의 구조조정이 갈피를 잡는 9∼11월 중 상승하지만 12월 중 다시 조정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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