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김병지 "폼생폼사 버리고 거미손 지킴이로"

  • 입력 2000년 7월 7일 17시 52분


'폼생폼사' 보다 '실사구시' 로.

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꽁지머리 GK 김병지(30)가 실속축구 로 팀 재건에 나섰다.

98년 정규리그 준우승에 올랐던 관록의 명문 울산은 지난해 아디다스코리아컵 우승 이후 추락을 거듭,지난달에는 고재욱 감독이 지휘봉을 놓기까지 했다.7일 현재 승점 7점으로 올 정규리그인 삼성디지털 K리그 10개팀중 변함없는 최하위.

그러나 울산은 지난달 정종수 감독대행이 사령탑에 오르면서 9연패의 사슬을 끊고 올 정규리그 첫 승을 거두는 등 3승2패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그 중심에 서 있는 선수가 바로 김병지.

올초까지만 해도 튀는 플레이로 위기를 자초했던 김병지는 팀이 연패 수렁에서 헤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폼에 살고 품에 죽는다' 는 자세를 버리고 안전 위주의 지킴이로 변신한 것.

정감독도 최후방이 안정되자 김종건 정정수 등 공수 전환에 능한 노장 선수들을 과감히 배제하고 하은철 김현배 하일용 등 어린 선수들의 패기를 앞세워 골사냥에 성공하고 있다.내주 유고 1부리그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 내미냐가 정식으로 등록하게 되면 취약했던 공격력이 더 한층 강화돼 후반기 상위권 도약도 노려볼만 하다는 계산.

현재 김병지의 실점율은 12경기에서 17골로 경기당 1.42골.라이벌로 꼽고 있는 안양 LG 신의손(0.54)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김병지는 "그간 김종건을 제외하고 팀내 최고참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며 "일단 팀 성적이 좋아야 독일 프로축구 진출 등 개인적인 희망도 성취할 수 있는 만큼 실속있는 축구로 달라진 모습을 선보일 것" 이라고 다짐했다.

최근 물오른 득점력을 선보이고 있는 안정환(부산 아이콘스)과 김병지의 8일 오후 7시 부산 맞대결이 새삼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