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파업 노정대화]이용근-이용득씨 인연

  • 입력 2000년 7월 6일 19시 25분


은행노조와 정부간 전운(戰雲)이 짙어가고 있지만 ‘접점’을 찾기 위한 암중모색도 활발하다. 98년 9월 13시간동안의 막판 마라톤협상 끝에 파국을 모면했던 정부와 은행노조는 이미 상대측 수장들의 성격을 훤히 파악하고 있다.

당시 은행장들의 노조협상을 원격조정했던 정부측 해결사가 바로 현 금융감독위원장인 이용근(李容根)상임위원이었다. 이 상임위원의 맞상대는 추원서 전국금융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 이용득 부위원장. 이 부위원장은 이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을 맡아 금융지주회사 입법의 최대 걸림돌로 부상했다.

추석을 앞둔 파업결정으로 시장이 어수선했던 당시 이 상임위원은 은행장들을 불러 “자금 성수기에 은행파업은 무조건 막아야 한다”며 노조측과의 대타협을 촉구, 사태해결의 실마리를 풀었다. 그러나 부드러운 외면과 달리 실제 노조측과의 담판에선 강경한 일면을 드러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협상에 간여했던 금감원 관계자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전임 금노련 위원장이 ‘사무관에게나 할 만한’ 험한 소리를 늘어놓자 이 상임위원이 크게 맞받아쳐 나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 상임위원이 ‘험하게’ 맞받아치며 자리를 박차고 나오자 이부위원장이 소매를 붙잡으며 만류했다는 것.

이 관계자는 “노정이 지금 평행선을 달리곤 있지만 양 수장이 서로의 성격을 잘 알고있어 파국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당시 협상은 구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등에 엎은 정부의 승리로 끝났지만 지금은 정부 정책이 상당부분 신뢰를 잃고있어 결과를 낙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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