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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7월 5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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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영국은 1878년 오스만 터키의 지배를 받던 키프로스를 조차한 뒤 제1차 세계대전 때 합병했다. 1955년 분리 독립운동이 일어났으며 60년 독립했다. 이후 그리스정교를 믿는 그리스계와 이슬람교도인 터키계의 갈등이 표면화됐다.
74년 7월15일 그리스 군사정부는 키프로스 장악을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다. 터키는 군대를 파견해 섬의 3분의 1 가량을 점령했다. 현재 군인 3만여명이 주둔중이다. 유엔은 즉각 완충지대를 설정했다.
이듬해 북쪽은 덴크타시를 대통령으로 뽑고 83년 ‘북키프로스 터키공화국’이란 국명으로 독립을 선언했다. 세계 각 국은 남키프로스를 대표국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터키 정부만 북키프로스를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80년대 미국과 유엔이 평화적 해결을 모색했으나 성과는 없었다. 90년대 말 남키프로스의 S300 미사일 배치 문제로 그리스와 터키는 전쟁 직전까지 갔다.
▽쟁점〓유엔은 연방제와 비슷한 통일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계는 연방제를 거부하고 있으며 터키계는 독립 국가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남키프로스의 클레라이데스는 3일 “사실상 두 국가를 인정하는 연방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터키군 철수를 요구했다. 그리스는 남키프로스를 유럽연합(EU)에 단독으로 가입시켜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중부유럽국가의 EU 가입을 막겠다고 버티고 있다.
반면 북키프로스의 덴크타시는 “국제사회는 북키프로스를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며 “남북 평화협정체결 전에 남쪽만 EU에 가입시키면 터키와 통합해버리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전망〓그리스와 터키는 지난해 양국에서 각각 지진이 발생했을 때 상호 구호활동을 펼치며 신뢰감을 회복했다. 이후 무역협정 체결에 이어 관광 환경 분야 협력을 다짐했고 지난달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합동훈련의 일환으로 터키군이 그리스에 상륙했다.
키프로스 내부에서도 남북간 모임이 이뤄지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한 교류도 늘고 있다. 몇 달 전 그리스인 6세 소년의 백혈병 치료를 돕기 위해 남북 주민이 함께 헌혈을 했다. 1일에는 분단의 경계선인 그린라인의 한 마을에서 남북으로 갈린 주민이 26년 만에 헤어졌던 이웃을 만나는 뜻깊은 행사도 열렸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북쪽이 그린라인을 300m 가량 침범하는 사태가 벌어져 긴장감도 돌고 있다. 유엔이 3주 전 유엔 키프로스감시단(UNFICYP)의 활동기한을 6개월 늘리면서 북쪽을 인정하는 조항을 삭제한 데 따른 보복조치.
서방외교소식통들은 “주변 여건이 좋아 이번 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 해도 양측은 평화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낙관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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