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조흥銀 "잠재부실 정말 없나요" 문의 쇄도

  • 입력 2000년 7월 3일 19시 12분


‘잠재부실이 정말 하나도 없나요’

그동안 공적자금 투입은행으로 부실은행 취급을 받아왔던 조흥은행이 지난달 30일 잠재부실이 하나도 없다고 발표하자 은행에 이를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조흥은행은 급기야 “제발 믿어달라”며 은행 홈페이지에 부실내용을 상세히 공개하는 강수를 뒀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조흥은행은 3월말 현재 모두 3718억원의 추가부실이 발생했다.그러나 금융감독원 기준보다 4801억원이나 더 대손충당금을 쌓아 새로 발생한 부실을 커버하고도 남는다. 특히 아남반도체 강원산업 등 16개 워크업체에 대한 대출중 1조1048억원을 정상화시켰다. 이는 조흥은행 워크아웃 여신의 55.5%에 이르는 것으로 시중은행중 가장 높은 실적이다.

이 때문에 당초 조흥은행의 발표에 의문을 가졌던 시장 관계자들도 이제는 고개를 끄덕이는 상황. 일각에서는 조흥은행이 우량은행으로 발돋음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이번에 드러난 부실을 전액 결산에 반영하고도 상반기중 500억원, 연말에는 2500억원 안팎의 당기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조흥은행의 변신은 2차 금융구조조정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 은행권의 시각. 지금까지 공적자금 투입은행으로 한빛은행 등과 금융지주회사방식의 합병이 유일한 대안으로 거론됐지만 “은행을 클린화한 뒤 우량은행간의 합병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조흥은행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것.

이렇게 될 경우 지금까지 거론됐던 2차 은행구조조정의 큰 틀이 바뀔 수 밖에 없다. 이는 향후 조흥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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