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핫라인]배두나 "중성적이라구요? 베드신 지켜보세요"

  • 입력 2000년 7월 3일 09시 57분


“중성적이고 순수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좀 더 여성적이고 파격적인 연기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탤런트 배두나(21)에게 7월은 엄청 바쁜 한달이다.

KBS 2TV에서 10일부터 방영할 미니시리즈 ‘RNA’를 녹화하랴, 곧 촬영에 들어갈 곽지균 감독의 새 영화 ‘청춘’에 출연하랴, 거기에다 13일부터 시작되는 제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페스티벌 레이디’로서 영화제 공식행사와 홍보에 주력하랴 스케줄에 빈 틈이 없다.

“일주일에 네번은 드라마를 찍고 이틀은 영화를 찍어야할 것 같아요. 저녁때는 부천으로 달려가야하고…. 잠도 하루 서너시간 밖에 잘 수 없어요.”

98년 12월 공포영화 ‘링’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데뷔 1년반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탤런트와 쇼프로 MC, 라디오 DJ, CF모델로 눈부신 활약을 펼쳐왔다.

하지만 1월 영화 ‘플란더스의 개’ 촬영을 마친 뒤로는 다른 활동을 모두 접고 드라마에 잠깐씩 얼굴을 내밀었을 뿐 공백기간이나 다름없는 시간을 보냈다.

“비록 흥행은 실패했지만 ‘플란더스의 개’에서 연기에 눈을 뜨면서 만능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영화배우로 남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래서 파격적 연기변신을 위한 작품을 기다리고 있었던거죠.”

그런 그에게 ‘RNA’의 초능력을 지닌 다중인격자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박세미’는 징검다리같은 배역이다.

“RNA에 제가 출연하는 장면이 90%가 될 정도로 작가선생님이 아예 저를 염두에 두고 작품을 만드셨다고 해요. 평소에는 밝고 쾌활한 평범한 여고생이지만 분노가 치밀면 머리카락이 올올이 뻗어나가는 마녀로 돌변합니다. ‘링’과 ‘학교’에서의 제 이미지를 야누스적으로 종합한 배역이죠.”

반면 젊은이들의 홍역같은 사랑의 열병을 담아낼 영화 ‘청춘’은 그에게 큰 도전이다. 키스 연기 한번 못해본 그가 과감한 노출연기를 선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중성적이면서도 순수한 제 이미지를 지키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진정한 여배우로 태어나려면 어차피 피해갈 수 없다는 생각에 과감한 베드신을 받아들였어요.”

생각밖으로 큰 키(170㎝)만큼 뜻밖에 속깊은 생각을 숨겨둔 그가 파격적이고 충격적 영상으로 개막을 기다리는 부천영화제의 ‘얼굴’을 맡은 것은 그래서 더욱 의미심장해 보인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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