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창과 방패]심재철의원 '송곳 추궁'

  • 입력 2000년 6월 27일 19시 22분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서리에 대한 인사청문회 기간 중 가장 날카로운 ‘창’을 선보인 의원은 한나라당 심재철(沈在哲)의원. 현장 사진과 차트, 녹음기까지 들이대며 조목조목 따지는 그의 추궁에 시종 여유를 보이던 이총리서리의 철벽같던 ‘방패’도 흔들렸다.

주된 쟁점은 이총리서리의 부인 조남숙여사가 1974년 8월 구입한 경기 포천군 관인면 중리 일대 토지문제. 심의원은 조여사가 당시 주민등록을 40일간 포천군 중리로 이전했던 것이 ‘위장전입’이 아니냐며 집중 추궁했다.

심의원이 “조여사가 주소지를 옮긴 것은 주거 목적이 아님을 내무부장관 출신이 모르느냐”며 몰아붙이자 “법적으로 ‘허위사실 신고’에 불과하다”고 말을 돌리던 이총리서리는 끝내 “위장전입으로 볼 수 있다”고 시인했다.

이어 심의원은 ‘자경(自耕)’과 ‘자영(自營)’의 차이점이 적힌 차트를 내보이며 경작을 하지 않은 이총리서리가 농지를 구입한 것은 농지개혁법의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총리서리는 “직접 농사를 짓지는 않았다”며 법 위반을 일부 시인하면서도 “30년 전 샀던 이 땅을 팔아 시세차익을 얻거나 개발을 하지는 않았으므로 투기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