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김병현, 야간경기땐 '언터처블'

  • 입력 2000년 6월 27일 18시 55분


“그와 같은 팀에서 뛰는 것은 행운이다. 내가 다른 팀 선수라서 그의 공을 쳐야 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가장 잘 나가는 왼손타자 루이스 곤살레스는 메이저리그 2년차 풋내기 투수인 그에 대한 평가를 이렇게 내린다.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1). 1m77, 76㎏에 불과한 리틀 유닛(꼬마)이 메이저리그에선 도태된 언더핸드스로 투구 스타일로 ‘BK 열풍’을 몰고 다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곤살레스의 말을 다시 인용해 보자.

“그의 공은 마치 춤을 추는 것 같다. 110㎞의 슬로커브에서 150㎞의 강속구가 눈 깜짝할 새에 하늘로 치솟는가 하면 땅 속으로 꺼져버리곤 한다. 단 한번도 투구 폼이 같지 않아 직구인지 변화구인지 예상할 수조차 없다.”

김병현이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홈 경기와 야간경기에서 더욱 맹위를 떨치기 때문.

올 시즌 그는 홈 경기에선 1승무패 8세이브에 평균자책 1.21을 기록해 원정경기 성적(1승3패 3세이브 3.07)을 훨씬 능가한다.

야간경기에선 더욱 강해 평균자책 1.00에 2승1패 9세이브.

그러나 이런 김병현도 약점은 있다. 잠수함 투수의 천적인 왼손타자 피타율(0.212)이 오른손타자(0.125)에 비해 두배 가까이 높아 최근 들어 왼손 대타의 집중표적이 되고 있는 것.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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