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LG '마술'에 '꿈'깬 현대

  • 입력 2000년 6월 22일 19시 27분


비가 내릴 때 투수와 타자가 맞대결하면 누가 유리할까.

22일 수원에서 벌어진 드림리그 1위 현대와 매직리그 선두 LG의 리그 자존심을 건 한판.

현대는 탈삼진왕 김수경을 내세웠고 LG는 노련미에서 따를 자가 없는 마흔살의 최고령투수 김용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4회까지는 양 팀 스타 투수들의 구력이 위력을 발휘했다.

김용수는 이때까지 안타를 단 한 개도 내주지 않았고 신예 에이스 김수경도 산발 2안타만 내줬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가랑비가 투수들의 어깨를 적시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물기 젖은 공은 투수의 손에서 자꾸 빠져나갔고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투수들은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신발에 자꾸 달라붙는 흙을 털어내느라 고생했다.

타자들의 기세가 오르기 시작한 때는 5회 말 현대의 공격.

갑자기 컨트롤이 흔들리기 시작한 김용수를 상대로 현대는 첫 타자 브링클린이 2루타를 때려냈고 퀸란이 이어 20호 홈런을 때려냈다. 현대의 2-0 리드.

하지만 바로 이은 6회 초, LG는 김재현과 이병규의 연속 2루타로 1점을 따라간 뒤 김수경의 폭투와 볼넷 그리고 박경완의 패스트볼로 곧바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현대는 6회 전준호의 시즌 1호 솔로홈런 뒤에 박경완과 박재홍이 각각 7회와 8회 나란히 시즌 21호 홈런을 때려내 두산 우즈와 함께 홈런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려놓으며 강타선을 자랑했다.

8회 말까지 현대가 5-4로 리드. 현대는 마무리 위재영을 내세워 승리가 눈앞에 다가선 듯했다.

그러나 LG는 몸이 덜 풀린 위재영을 상대로 유지현의 가운데 안타를 시작으로 김재현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든 뒤 계속된 1사 1, 2루의 찬스에서 양준혁의 가운데 적시타로 6-5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잠실에서는 한태균-진필중의 특급계투와 김동주의 쐐기포를 앞세운 두산이 한화에 2-0으로 승리를 거두고 기분 좋은 6연승을 달렸다.

인천경기에서 롯데는 김응국이 시즌 1, 2호 홈런을 연타석 홈런으로 장식하는 등 5개의 홈런포를 앞세워 SK에 10-8로 승리를 거뒀다.

<전창·김상수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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