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의정부시, 경전철 환승역 건설비 공방

  • 입력 2000년 6월 22일 19시 27분


경기 의정부시에 세워질 경전철의 환승역 건설비용을 놓고 서울시와 의정부시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분쟁의 발단은 서울시가 1990년 지하철 7호선 차량기지를 의정부시 장암동 일대 8만여평에 짓기 시작하면서부터. 서울시는 당시 400억여원을 들여 일대 사유지를 사들였지만, 의정부시는 향후 시의 개발을 가로막는 차량기지 시설임을 내세워 ‘보상차원’에서 경전철 노선 가운데 환승역사 건설비용을 부담하라고 요구했다.

두 시는 차량기지 공사가 마무리된 96년 내무부의 조정으로 “서울시는 의정부 경전철 사업과 관련해 도봉산역 환승역사 건립에 따른 부지 매입비, 회차 시설, 건축공사비 등을 부담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그러나 최근 의정부시는 내년에 착공돼 2005년 개통될 예정인 경전철 노선(도봉산역∼송산동 14.27㎞구간)의 경제성을 검토한 결과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축소(회룡역∼송산동 10.3㎞)했다. 그러자 서울시는 서울시민이 사용하지 않는 시설에는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고 5월19일 공식통보, 공방전이 시작됐다.

▼서울시▼

96년 내무부의 조정 내용에서 ‘도봉산역’ 환승역사 건립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결정한 것은 서울시민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기 때문이었다는 입장. 따라서 서울시민이 이용하지 못하는 ‘의정부시만의 시설’에는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의정부▼

회룡역∼도봉산역 구간은 국철구간과 중복돼 경제성이 없고, 환승역을 도봉산역에 지을 경우 토지매입 비용이 늘어나 민자유치가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개발을 가로막는 차량기지를 건립한 데 대한 보상으로 경전철 환승역을 지어주기로 합의한 서울시가 노선변경을 이유로 지원하지 않겠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서울시가 계속 거부할 경우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태세다.

<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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