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김도훈 대전戰 해트트릭 단숨에 득점공동선두

  • 입력 2000년 6월 22일 00시 08분


그라운드의 ‘갈색 폭격기’ 김도훈(30·전북 현대모터스).

올 시즌 3억원으로 국내 프로축구 사상 최고액 연봉을 기록하며 일본프로축구(J리그) 빗셀 고베에서 고국으로 돌아온 그는 3월19일 부천 SK와 복귀전을 치른 후 95년 프로 데뷔 이후 매번 수포로 돌아간 득점왕 등극에 강한 집념을 내비쳤다.

그러나 그에게 한국 프로축구는 녹록한 무대가 아니었다. 삼성디지털 K리그 초반 8경기에서 단 한 골만을 넣어 주변의 기대를 무색케 했다. 주변에선 “이미 한 물 간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다.

김도훈이 이런 평가를 만회하려는 듯 17일 전남전에서 연속골을 기록한 데 이어 21일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서 생애 두 번째이자 시즌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5-3 승리를 이끌어 그간의 부진을 일거에 씻어냈다. 정규리그 6골로 이날 한 골을 추가한 안양 LG 정광민과 단숨에 득점 공동 선두. 팀은 2계단 뛰어오른 2위를 마크했다.

엎치락뒤치락 8골이 터진 가운데 관중의 숨을 죽인 명승부였다. 전북은 이날 경기 시작 10분 만에 서동원에게 선취골을 내주며 올 시즌 대전 돌풍의 저력을 실감했다. 그러나 전북은 명재용이 동점골을 넣은 데 이어 후반 들어서자마자 김도훈이 역전골을 넣어 전세를 뒤집었다. 이후 양 팀은 골을 주고받으며 숨막히는 접전을 펼쳤다. 김도훈의 진가가 빛난 것은 이때부터. 김도훈은 후반 37분 두 번째 골로 재역전에 성공한 후 경기종료 직전 페널티킥 쐐기골을 차넣어 승부를 갈랐다.

중간순위 1위 안양 LG는 성남 일화와의 원정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신승하며 단독 선두를 지켰다.

또 올 시즌 참담한 추락을 거듭했던 관록의 명문 수원 삼성과 부산 대우도 이날 각각 부천 SK와 전남 드래곤즈를 홈으로 불러들여 2-1로 꺾으며 2라운드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출발했다.

<배극인기자·성남〓권순일·양종구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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