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이버거래 수수료 '들먹'…수익성 악화따라

  • 입력 2000년 6월 19일 19시 11분


사이버 주식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이 수수료를 더 물게 될 전망이다.증권업계가 사이버 거래수수료를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증권사들은 그동안 수수료 인하경쟁이 불붙어 수익성이 나빠졌다면서 곧 수수료를 올릴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소액투자자의 수수료는 올리고 고액투자자는 내린다는 게 골격이다. 이래저래 개인투자자들의 고충은 더욱 커지게 됐다.

▽사이버거래비중 최고치 갱신〓온라인 주식거래비중은 99년 1월 4.7%에 불과했으나 작년12월 40.2%, 올해 5월 56.9%로 매달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보급이 확산되고 거래횟수가 잦은 데이트레이더들이 많아지면서 수수료가 싼 온라인 거래를 선호하기 때문.

최근에는 증권사의 주요 고객인 기관투자자마저 펀드수익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증권사를 통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매매하고 있을 정도다.

▽수수료체계 변화 조짐〓증권사들은 수수료를 낮추자니 채산성이 안맞고 올리자니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것을 고민하고 있다. 이에따라 고액거래든 소액거래든 전산비용은 똑같다는 점에서 이왕이면 고액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소액거래 수수료는 올리고 고액거래 수수료는 낮추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대우증권이 포문을 열었지만 나머지 증권사들도 조만간 수수료 체계를 변경할 계획.모증권사의 경우 소액고객은 수수료를 올리고 고액고객은 수수료를 내리지 않는 대신 자사의 리서치센터 자료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수익구조 개선이 관건〓기존 증권사들은 수수료를 더 내리기 어렵지만 E*미래에셋증권 E*트레이드 키움닷컴증권 등 후발주자들은 수수료인하를 무기로 시장점유율을 높이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형편.

이런 상황에서 증권사들은 4월중 적자를 기록했다가 5월에는 대부분 흑자로 돌아섰다. 시장이 회복되면서 보유주식평가손이 감소하고 코스닥신규등록기업의 시장조성비용이 적었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대형증권사들이 적자를 기록한 4월에 중소형사가 소규모 흑자를 나태낸 것은 수익기반이 수탁수수료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증권사 주가흐름은 단기적인 이익보다 장기적인 수익성구조개선에 여부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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