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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12일 19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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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를 '안방마님'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포수라고 수비에만 신경쓰는 시대는 갔다.수비는 물론이고 방망이가 좋아야 선수도 살고 팀도 산다.드림리그에서 나란히 1,2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와 두산의 '안방'엔 박경완(28)과 홍성흔(23)이 있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 4연타석 홈런의 주인공인 박경완은 12일까지 55게임에서 19홈런으로 용병들을 제치고 팀동료 박재홍과 함께 당당히 홈런 공동 1위.시즌초 4할대에 육박하는 타율로 주위를 놀라게 한 홍성흔은 타율 0.330(185타수 61안타)로 6위에 올라 있다.
수비에 비해 방망이가 시원치 않았던 이들이 공격부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하나의 '이변'. 본인들조차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데…"라며 웃는다.
굳이 원인을 찾자면 겨울훈련량이 많았다는 점.어느해보다 웨이트 트레이닝이 많았다는 박경완은 "배팅포인트가 앞당겨 졌다"고 말한다. 배팅포인트가 앞으로 갔다는 점은 방망이 스피드가 빨라졌다는 걸 의미한다. 1년만에 육체미 선수를 연상케 할 정도로 몸이 몰라보게 바뀐 홍성흔 역시 웨이트 트레이닝에 가장 중점을 뒀다.
포수로서 공격이 뛰어나다는 것은 물론 논란의 소지가 있다.포수출신인 정동진 한국야구위원회(KBO) 운영위원은 "공수가 모두 좋다면 이상적이겠지만 포수는 신경쓸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배팅에 맛을 들이다보면 수비가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 홈런을 치고 안타를 치는 것은 개인의 영광이지만 우리 팀 투수의 실투를 막고 홈블로킹을 잘 하는 것은 팀 승리를 이끌고 우승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마스크를 쓴 얼굴만 TV에 내보낼 순 없다.메이저리그에서도 마이크 피아자(뉴욕 메츠)와 이반 로드리게스(텍사스 레인저스)가 올스타투표 양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우리 포수들도 이제 공격력으로 주목받고 싶어한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