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챔프2차전]LA 레이커스 '쾌조의 2연승'

  • 입력 2000년 6월 11일 18시 46분


'흑상어'의 목에 누가 방울을 달 것인가.

샤킬 오닐-인디애나 페이서스의 두차례 대결은 모두 오닐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인디애나는 오닐에게 '족쇄'를 채우지 못하는 한 승산이 희박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다.

10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LA레이커스와 인디애나의 미국프로농구(NBA) 최종 결승 2차전.

1쿼터 9분 LA레이커스 코비 브라이언트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쓰러져 왼쪽 발목을 붙잡고 나동그라졌다. 경기장을 꽉 메운 관중의 응원 소리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떨어지다가 인디애나 제일런 로즈의 발등을 밟는 바람에 접질린 것. 브라이언트는 홈팬의 걱정스러운 시선을 뒤로 한 채 절뚝거리며 라커룸으로 들어가버렸다. LA레이커스에서 오닐과 함께 평균 50점 이상을 합작하는 브라이언트. 그의 부상은 LA레이커스에는 적신호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LA레이커스에는 오닐이 있었다. 1차전에서 43점을 터뜨리며 서전을 장식한 오닐은 이날 역시 40점 24리바운드로 브라이언트의 빈자리를 가볍게 메우며 111-104의 승리를 이끌었다. NBA 파이널에서 2게임 연속 40점 이상을 터뜨린 것은 오닐이 사상 4번째.

홈 2연승을 달린 LA레이커스는 88년 이후 12년만의 정상 정복의 꿈을 더욱 부풀렸다.

브라이언트가 빠지는 바람에 오닐은 인디애나의 집중견제에 시달렸다. 인디애나 수비수는 파울을 무릅쓰며 집요한 수비를 펼쳤다. 이날 오닐은 무려 39개의 자유투를 던졌다. 이 자유투 숫자는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파이널을 통틀어 NBA 역사상 가장 많은 숫자. 종전 기록은 윌트 체임벌린이 62년 2월 세운 34개. 인디애나는 파울을 주더라도 오닐의 득점을 줄여보자는 심사였지만 결국 이 작전은 실패로 끝난 셈이다.

3차전은 12일 인디애나의 홈코트인 인디애나폴리스로 자리를 옮겨 열린다.

<로스앤젤레스〓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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