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외국인 주도 장세의 한계

  • 입력 2000년 6월 8일 17시 03분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는 현 장세가 불안하다.

외국인들은 8일 거래소시장에서 3770억원 가량의 순매수로 6일연속 대규모의 순매수를 이어갔으나 결국 주가는 요동을 친 끝에 2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외국인들이 계속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지만 특정 종목에 그치고 있는 데다 시장의 핵심축인 투신을 위주로 한 기관들이 대거 매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투신 등 기관의 가담이 없는 한 현 장세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외국인들의 매수 동향 = 외국인들은 지난달 31일이후 1400억원부터 3700억원까지 대규모 순매수를 지속하면서 6일연속 1조72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를 집중 매수해오다가 최근 통신주로 매수세를 옮겨가면서 한국통신의 경우 7일 120만주, 8일에는 210만주를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투신이 순매도로 일관해 1조700억원 가량 순매도한 것을 포함해 기관은 1조320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매수 이유 = 외국인들이 순매수를 지속하는 이유로는 단기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메리트에다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한국의 컨트리 리스크 감소, 금융 구조조정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인한 신용등급 상향조정 등이 꼽히고 있다.

또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미국 증시의 바닥권 탈출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엔화의 강세전환으로 아시아권 증시의 가격 메리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매수세를 재촉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관은 그대로 =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투자관에는 변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외국인들은 아직도 상당히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매기가 거래소 대형 블루칩에서 저평가 종목군으로, 이어 코스닥 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적고 실적과 성장성이 뒷받침되는 일부 종목에 국한될 것이라는 것이다.

또 과거 사례로 볼 때 외국인의 단기 집중 대량 매수에 대한 분명한 이유는 2-3주 후에 대부분 밝혀졌고 이유가 밝혀진 이후로는 대체로 외국인 매수세가 현격히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또 외국인들은 지난 2월말-3월말중에도 큰 폭의 순매수를 지속했으나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등 일부 종목에 편중됨에 따라 지수의 하락 추세를 크게 변화시키지 못했으며 오히려 그 이후 지수 하락폭을 심화시키기도 했다는 것이다.

▲향후 전망 = 시장의 양축이랄 수 있는 기관들이 뒤로 빠져있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의 일부 종목에 대한 선별적 투자로는 시장의 상승을 오랫동안 지속시킬 수 없다는 결론이다.

또 금융구조조정, 뮤추얼펀드 만기 도래 등 주변 여건을 감안할 때 조만간 기관들이 순매수로 전환하기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추가적인 지수상승보다는 단기조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아래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보수적인 매매전략이 유효하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은 `바이 코리아'보다는 이미 종목별로 접근하고 있어 지수 영향력도 떨어지고 있다"며 "단기간에 매도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적지만 매수 강도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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