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네덜란드의 최고 골게터 베르캄프

  • 입력 2000년 6월 5일 16시 14분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의 98프랑스월드컵 8강. 20년만에 재격돌하는 두 팀의 경기는 1-1로 끝나가고 있었다. 베르캄프와 바티스투타의 대결보다도 오르테가의 퇴장에 더 관심이 쏠렸고 관중들은 연장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종료를 불과 몇 분 남겨두고 네덜란드는 천금같은 결승골로 4강 진출을 했다. 그 주인공이 바로 네덜란드 최고의 골게터 데니스 베르캄프였다.

▼17세때 아약스 데뷔…3년연속 득점왕 등극▼

베르캄프는 1969년 5월1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났다. 네덜란드의 명문팀 아약스의 유소년팀에서 뛰던 그는 17세가 되던 86년 1부리그에서 뛰게 된다. 아직 학생이었던 그는 축구와 학업을 병행해야 했지만 결코 축구를 소흘히 하지 않았다. 그해 12월14일 로다JC와의 데뷔경기를 치른 이후 그는 아약스에서 엄청난 기록들을 세우게 된다. 아약스가 각종 컵대회와 리그우승을 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한 베르캄프는 아약스에서만 103골을 기록했다. 3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했고 네덜란드에서 올해의 선수상도 두 번씩이나 받았다. 그의 상대수비를 완전히 농락하는 듯한 슈팅들은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게 되었다. 하지만 막상 그는 이러한 슛들을 한번도 연습한 적이 없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가진 타고난 재능이었던 것. 클럽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대표팀에도 발탁된 그는 90년 9월 이탈리아와의 경기를 통해 A매치에 데뷔했고 두달이후 그리스를 상대로 첫골을 뽑았다. 92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굴릿, 반바스텐같은 전설적인 팀동료들과 함께 출전해 3골을 기록한다.

▼93년 인터밀란으로 이적…UEFA컵 우승 이끌어▼

이탈리아의 명문팀 인터밀란이 베르캄프에 위협을 느꼈는지 거금의 이적제의를 해왔다.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있을 때, 요한 크루이프만은 그의 이적을 반대했다. 그는 베르캄프가 인터밀란의 수비스타일에서는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 하지만 그는 도전을 원했고, 아약스의 스타일에 보다 가까운 AC밀란이나 바르셀로나 같은 팀들을 두고 인터밀란을 택했다. 93년 7월 그는 1200만파운드(약 208억원)의 이적료를 받고 용크와 함께 인터밀란의 유니폼을 입는다.

그는 인터밀란을 또다시 UEFA컵(이전에 아약스에서 우승한 바 있는) 우승을 이끈다. 하지만 크루이프가 예상했던 대로 그는 이탈리아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그는 인터밀란에서 두 시즌동안 뛰면서 11골 밖에 기록하지 못하는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팀은 경기스타일의 변화를 주겠다고 말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팀동료들과의 관계도 좋지 않았다. 한 예로 그의 팀메이트중 하나였던 우루과이의 스트라이커 루벤 소사는 그를 동료보다도 라이벌로 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보에 목이 마른 이탈리아 언론과도 잘 지내지 못했고, 이러한 그의 태도들은 많은 비난을 받았다. 이런 좋지않은 조건속에서도 그는 대표팀에서 만큼은 꾸준한 활약을 보였으며,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또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지금까지도 그에게 '원거리 대회' 출전을 어렵게 하는 '비행공포증' 또한 미국에서 비롯됐다. 네덜란드팀이 탄 비행기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한 기자의 허위보도를 듣고, 그는 수리남으로 향하던 많은 수리남계 네덜란드 선수들의 목숨을 앗아간 비행기 사고를 떠올렸으며, 그 이후로 다시는 비행기에 타지 않기로 다짐했다.

그는 95년 6월 20일 750만파운드(약 130억원)의 이적료를 받고 아스날에서 뛰기 시작한다.

98프랑스월드컵에서 그는 대스타가 됐다. 개최도시간의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았던 탓에 그의 비행공포증 또한 문제될 것이 없었다. 초반에 무릎부상으로 조금 고생했던 그는 곧 정상 컨디션을 회복해 한국과 유고,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1골씩을 기록했다.

특히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결승골로 팀을 4강까지 올려놓는다. 그가 보여준 날카로움과 영리함은 아스날에서의 성공이 단순한 ‘행운’이 아니었음을 증명해줬다.

▼네덜란드 기록적 골게터로 명성…EURO2000 큰 기대▼

185cm, 80kg의 당당한 체구를 바탕으로, 힘을 앞세운 돌파력과 문전에서의 발재간이 뛰어나 어느 위치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그는 네덜란드 사상 가장 대단한 골게터 중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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