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이야기]재래식 약탕기로 정성껏 달여야

  • 입력 2000년 6월 1일 19시 36분


한약을 집에서 달여 먹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한의원에서 추출기로 달여 먹는 것이 좋은지를 묻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바쁘고 힘든데도 만사를 제쳐두고 하루종일 약탕기 앞을 떠나지 않는 사람도 꽤 있다.

한약은 짓는 정성 달이는 정성 먹는 정성 등 세가지 정성이 고루 배어야 제 효과가 난다.

약을 짓고 달이는 것은 음식을 조리하는 것과 같다. 요리사의 솜씨에 따라 음식의 맛이 달라지듯 약을 얼만큼 잘 달이냐에 따라 한약의 효과도 차이가 날 수 있다. 요즘에는 약을 한의원에서 달이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사실 약효는 집에서 재래식 약탕기로 정성껏 달이는 게 가장 좋다.

그러나 약 달이는 것이 미숙해 너무 오래 달여 태우거나 덜 달여 약성분이 제대로 추출되지 않는다면 한의원에서 자동추출기로 달이는 것만 못하다. 곰탕을 제대로 끓이지 못할 바엔 전문식당에서 먹거나 인스턴트 곰탕을 사먹는 것이 나은 것과 같은 이치다.

한약은 끓이는 시간이 중요하다. 보약은 2시간 이상 오래 달여야 약효를 볼 수 있지만 감기약이나 소화약은 오래 달일수록 그 효과가 반감된다. 약재 내 쓸데없는 성분인 섬유질 등이 우러나오기 때문.

보약은 새까맣고 진하게 달여야 좋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숙지황 당귀같은 보혈(補血)약이 들어가면 10분만 달여도 약이 까맣고 진하지만 인삼 황기 등 보기(補氣)약 위주로 된 한약은 오래 달여도 색이 흐리고 멀겋다. 02-766-2004

윤영석(춘원당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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