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현대 수습국면, 우량채로 자금몰려 금리하락

  • 입력 2000년 5월 30일 17시 09분


현대문제가 수급국면으로 접어들고 풍부한 유동성이 국고채등 무위험 우량채권으로 몰리면서 금리가 비교적 큰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그러나 중견기업의 회사채는 매수세가 거의 없어 차환발행조차도 잘 되지 않는 등 양극화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30일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전일비 0.05%포인트 내린 8.94%, 같은 만기의 회사채수익률은 0.04%포인트 하락한 9.91%로 마감됐다.

현대가 내일 시장이 믿을 만한 자구계획을 발표하기로 하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퇴진하지 않는 쪽으로 현대문제가 수습의 가닥을 잡은 것이 불안심리를 진정시켰다.

여기에다 국채와 국공채 등 위험도가 낮은 채권에 대한 매수세는 강한 반면 이들 채권의 공급은 별로 없어 우량채권의 수급이 호조를 보인 것이 금리를 흘러내리게 했다.

오전장에는 일부 투신사와 외국계 금융기관이 매수 선봉에 섰다. 일부 은행의 매물출회로 선발대가 밀리는 듯하자 채권시장의 큰손인 농협이 뒤를 받쳐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 기준 8.93% 사자의 강세로 마감됐다.

계절조정 전분기 대비 1.4분기 GDP가 1.5%로 둔화된데 이어 4월중 산업생산이 전년동기비 16%로 둔화된 것으로 발표된 됨에 따라 하반기 성장률이 6%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을 높였고 이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매수세를 자극했다.

황윤재 농협과장은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6%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고 유가급등을 감안하더라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를 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럴 경우 3년만 국고채수익률은 8.0-8.5%가 적정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황과장은 "중견기업 문제 등의 불안요인이 있지만 무위험 자산인 국채 등 우량채권에 대한 수요는 계속 커지고 비우량채권은 외면당해 우량-비우량채권간의 스프레드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의 채권딜러는 "하반기로 가면 성장률이 둔화될 것을 보지만 회사채 및 CP시장 경색에 따른 중견기업의 자금난이 어떻게 불거져 시장에 충격을 줄지 모르고 채권시가평가제도 넘겨야 할 고비이기 때문에 국고채수익률이 큰폭으로 하락하기보다는 비우량 회사채수익률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스프레드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b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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