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국제 금융계 유로貨 띄운다

  • 입력 2000년 5월 29일 19시 27분


유럽연합(EU)의 단일통화인 유로화 가치가 상승 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유로권(圈)에 참여한 정부들의 개입과 최근 달러의 약세 등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유로는 26일 개장 초 0.92달러선을 돌파했으며 0.93달러대에서 거래됐다. 유로가 0.92달러선을 넘어선 것은 한달 만의 일이다.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외환분석가 닉 파르손스는 “이제는 누구나 유로를 사들이고 있다. 달러붐 시대가 서서히 끝나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로 가치 상승은 최근 유로권 경제인들 사이에 유로 부양을 위해 인위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이뤄진 데 힘입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에른스트 벨테케 총재는 최근 유로 부양을 위해 각 국 중앙은행들이 개입하는 것을 거부해 왔으나 지금은 입장을 바꿨다고 밝혔다.

28일 파리에서 시작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회담도 유로 가치 상승에 한몫을 했다. 중앙은행 총재들이 유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31일까지 계속되는 회담에는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빔 두이젠베르크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독일 일본 프랑스의 중앙은행총재 등 국제 금융계 거물이 대거 참석했다.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는 27일 회담 전야 연설에서 “유로가 결국 안정돼 유럽의 새로운 경제 발전 모델을 구축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유로 안정을 위해 7월부터 프랑스가 EU 순번의장국이 되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로 안정을 위해서는 ECB와 유로권 정부들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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