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외국인들 "삼성전자에 무슨일?" 연일 매도

  • 입력 2000년 5월 28일 19시 50분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주말 외국인의 대량매도로 28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외국인은 이달들어 26일까지 삼성전자를 235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18일이후로는 24일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순매도로 나와 모두 301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자세변화를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에 대한 시각변화보다는 수급여건에 따른 단기적인 현상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최근 매도물량은 유럽계 헤지펀드들의 단타물량이라는 해석이다. 미국계 기술주펀드들의 편입 완료에 따른 매수세 격감이 맞물리면서 낙폭이 커졌다는 얘기도 있다. 나아가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화면(TFT-LCD) 가격 하락, 단말기 보조금 폐지 등 최근 불거져나온 단기악재들의 영향력이 중장기 업황 호전이라는 호재의 위력에 못미친다는 주장도 나온다.

LG투자증권 구희진과장은 "업계에선 D램시장이 향후 2,3년간 35%이상 성장할 것이며 올해에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업황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64메가 D램의 국제현물가격은 최근 종전의 6달러선에서 6.5달러선으로 올랐고 6월부터는 7달러선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국증권사 애널리스트는 "D램시장은 본래 만성적인 공급부족 상태에 있기 때문에 전체경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면서 "최근 제기되는 '전세계적 경기퇴조에 따른 반도체가격 하락반전설'은 지난 20여년간의 경험에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장흐름에 민감한 투자전략가들은 좀 더 조심스럽다. 현대증권 류용석선임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이 편입한도를 거의 채워 마땅한 매수주체가 없고 개인들의 관심이 거래소 대중주와 코스닥종목들로 옮겨지면서 삼성전자가 단기적으로 약세를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현대문제 표면화에 따라 외국인이 한국투자비중을 줄일 때 지금까지 홀로 강보합세를 보여온 삼성전자가 받는 타격은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한다.

결국 현대문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시장 변동성이 줄어들지 않는 한 삼성전자는 당분간은 장기투자 대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국내증시 수급현실을 감안한 현실적인 삼성전자 목표가격을 55만∼60만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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