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현대등 기업자금경색 불구 금리 소폭상승

  • 입력 2000년 5월 26일 17시 28분


금리가 소폭 상승했다.

현대그룹 등 기업 자금경색에 대한 불안감으로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주변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과는 달리 금리는 별로 오르지 않았다.

최근 공격적으로 매수해온 농협과 정보통신부가 튀는 매물을 적극적으로 흡수하며 금리방어에 나섰기 때문이다.

또 현대그룹 등 기업의 자금악화문제는 시장에서는 이미 알려진 재료이고 정부가 수습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도 급매물출회를 자제키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6일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전일비 0.01%포인트 오른 8.99%,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은 보합세인 9.95%로 마감됐다.

현대그룹의 자금난이 노출되고 초우량기업을 제외한 다른 기업문제도 노출되면서 금융시장불안감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최근 딜링에 나섰던 LG투신 동원투신 등으로 하여금 매물을 토해내게 했다. 그러나 채권시장의 큰손인 농협과 정보통신부가 이를 거의 다 받아주고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 기준 9.0%에서 단단하게 매수호가를 받침에 따라 금리 오름세가 제한됐다.

현대그룹의 기업자금 경색은 시장참가자들에게 이미 알려진 재료여서 다른 시장보다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덜했고 급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지지는 않았다.

정부는 기업 자금경색문제가 투신사 공사채형수익증권으로부터 자금이탈이 일어나 회사채와 기업어음의 매수기반이 악화되고 잇기 때문이라고 보고있다.이로인해 회사채 및 기업어음 만기연장이 잘 되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이에대한 종합대책을 내주초 발표할 예정이다.

따라서 정부가 얼마나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내놓아 시장의 불안감을 진정시키느냐가 다음주 금리 움직임을 가름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딜러들은 대체로 최근 급락이 일부 금융기관이 인위적으로 끌어내린 면이 있기 때문에 금리는 하방경직성이 강하고 상승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승폭은 정부가 발표할 회사채 및 기업어음 매수기반 확대 대책에 따라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고금리-고유가라는 대외요인과 기업 자금경색이라는 대내악재가 버티고 있어 금리가 더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대책의 실효성 여부에 따라 다소 달라지겠지만 다음주 금리는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b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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