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한일 아트페스티벌]"무대위엔 민족감정 없다"

  • 입력 2000년 5월 24일 20시 03분


‘원시의 몸짓에서 언더그라운드까지’.

한국과 일본 공연예술의 뿌리와 여기서 파생된 다양한 열매를 맛볼 수 있는 대규모 공연이 펼쳐진다. 6월1일부터 14일까지 서울 마포구 서교동 씨어터제로에서 열리는 ‘제3회 한일 아트페스티벌’.

10회에 걸친 한일 댄스페스티벌을 밑거름으로 탄생한 이 공연은 올해 3회째를 맞아 가장 풍성한 상차림을 예고하고 있다. “양국 문화의 근간에 닿아 있으면서도 국제적이고 현대적인 실험성과 젊은 의식이 배어 있는 공연을 만들겠다”는 게 기획사인 써어터제로의 설명.

1일 오후7시 오프닝 이벤트 ‘굿-원시인이 되기 위한 몸짓’으로 문을 연다. 서해안 풍어제 이수자인 이혜경의 한판 굿과 언더그라운드 밴드인 ‘어어부 프로젝트’의 노래, 일본 부토팀 10명의 춤이 어우러진다. 부토는 서구 현대 무용에 일본 가부키(歌舞伎)같은 전통극의 색채를 입힌 실험적인 춤. 이시카와 마사토라, 가와모토 유코, 카타다 치사토 등 정상급의 부토 공연자 10여명이 참가했다.

이번 공연은 연극, 무용, 마임, 재즈, 모노드라마, 언더그라운밴드의 연주까지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다양한 장르를 무대에 올리고 있다.

1, 2일로 예정된 심우성의 민속 1인극 ‘결혼굿’과 일본 부토 무용가 이시카와 마사토라의 ‘타타라’는 양국 문화의 뿌리가 어떻게 현대적으로 해석되고 있는 가를 엿볼 수 있는 기회다.

4, 5일에는 부토 공연과 함께 강태환(프리재즈) 김백기(퍼포먼스) 박현옥 노진환(현대무용)의 무대가 이어진다.

특히 알토 섹소폰 연주자인 강태환은 92년 일본 재즈피아니스트 사토 마사히코, 퍼거션 주자 다카다 미도리와 트리오 ‘동그라미’를 결성해 연주활동을 펼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장르에 구애되지 않은 자유로움과 명상적인 그의 소리에 흠뻑 빠져볼 만하다.

영화 ‘꽃잎’ ‘아름다운 시절’의 음악을 담당했던 원일(피리), 김동섭(콘트라베이스), 다케이 요시미치(퍼포먼스), 다카야마 히로시(모노드라마), 유진규(마임) ‘사토 유키에와 곱창전골’(언더그라운드 밴드) 등이 잇따라 무대를 장식한다.

평일과 토요일 오후7시, 일요일 오후5시 공연. 02-338-9240.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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