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대우증권 "증시 96년 하락장세와 닮은꼴"

  • 입력 2000년 5월 22일 19시 44분


최근 주식시장의 조정 국면이 길어지면서 종합주가지수 그래프가 96년의 하락장세 때와 비슷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96년의 경우 5월초 종합주가지수가 991포인트를 기록한뒤, 이듬해 1월까지 39% 가량 하락했다. 올해도 연초 고점에 비해 5월 현재 40%가량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김분도연구원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똑같을 수는 없지만 증시 주변의 주요 변수들을 비교 점검해본다면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고 지적했다.

▽96년 하락장과 닮은점〓하락세를 주도한 요인 가운데 ‘수급 불균형’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점이 비슷하다. 특히 96년에도 기관의 매도가 지속적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심각한 공급 우위 현상을 보였다.

또한 최근 금융권 2차 구조조정이 화두로 떠오른 것과 마찬가지로 96년 당시에도 은행권을 중심으로한 금융권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지속적으로 대두돼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김연구원은 이와 관련, “투신권 문제 등을 놓고 볼 때 현재의 금융권 여건이 96년 때보다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96년 하락장과 다른 점〓경기, 물가 수준 등 경제의 기초적인 여건에서는 현재의 상황이 96년보다 낫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 우선 96년은 경기가 수축되는 국면으로 진입하는 단계였으나 현재는 경기의 확장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물가수준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으나 2%안팎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환율도 1110원대에서 안정적인 횡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 등을 긍정적인 측면으로 꼽았다.

특히 경기의 견인축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경기가 96년에는 조정 국면에 돌입했으나 올해는 확장 국면에 진입한 것도 큰 ‘위안거리’라는 지적이다.

▽향후 변수〓김연구원은 “수급 불균형 해소와 금융권 구조조정의 빠른 해결을 위해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97년 정부는 연기금 개입 등의 증시 안정대책을 두 차례 내놓았다. 연말에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체제로 들어가면서 결과적으로는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7월경까지는 투자심리가 어느 정도 회복돼 30% 이상 반등세를 보였다.

이밖에 △유가 상승세 지속 여부 △무역수지 개선 여부 △미국의 금리 추가인상 여부 등이 96년에 비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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