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홈런포 안재만 “안녕! 2군 설움”

  • 입력 2000년 5월 12일 18시 27분


대타인생 끝
대타인생 끝
‘더 이상 대타는 싫다. ’

만년 2군선수였던 무명 안재만(26·LG)이 연일 ‘불방망이 쇼’ 를 펼쳐 야구팬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안재만은 97년 입단당시부터 촉망받던 차세대 슬러거감.그는 97년 8월 16일 전주 쌍방울전에서 9회초 대타로 나와 당시 ‘특급소방수’ 조규제를 상대로 데뷔후 첫 홈런을 때려냈다.

바로 다음날인 17일에도 1-1 동점상황인 9회초 대타로 출장해 쌍방울 오봉옥을 상대로 전광판을 맞히는 결승홈런을 때려내며 한껏 주가를 올렸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해 8월24일 잠실 OB전에서 자신의 타구에 맞아 정강이뼈가 금가는 부상을 당한 뒤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99년 3경기 출장에 무안타를 비롯해 지난시즌까지 3시즌동안 주로 대타로 55경기에 나와 15안타(홈런2개)만을 기록했을 뿐이다.

안재만은 지난달 28일 용병 테이텀과 최경환이 타격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오는 틈을 타 최익성과 함께 올시즌 처음 1군명단에 올랐다.

그러나 출장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경기말미에 잠깐 얼굴을 비추는 수준.

그에게 천금같은 기회가 주어진 때는 서용빈이 발가락골절상을 입어 대신 나온 5일 잠실 두산전.그는 3회말 대타로 나와 승리에 쐐기를 박는 3점포를 때려냈다.

프로에서 때려낸 3방이 모두 대타홈런.

그러나 1루수겸 6번타자로 선발출장한 11일 잠실 현대전에서 안재만은 7회말 투런홈런을 뽑아내 대타의 한 을 풀었다.

11일 현재 11경기에 출장해 17타수 7안타(홈런2개)로 타율 0.412에 타점도 7개로 고감도 방망이를 자랑하는 중.

안재만은 “벤치에서 자주 내보내 주니까 집중력이 생겨 잘 되는 것 같다”며 “부상당하지 않고 계속 1군에 있는 게 올시즌 목표”라고 말한다.

그가 ‘소박한 소원’을 성취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일도 올시즌 야구의 즐거움이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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