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politan Diary

  • 입력 2000년 5월 11일 19시 44분


▼오해를 무릅쓰고…▼

최근 센트럴 파크 관리사무소는 이스트 사이드 쪽 벚나무들의 가지를 쳐냈다. 인부들은 일이 끝나자 땅에 떨어진 가지들을 트럭에 싣고 갔다. 그러나 뒤처리가 깔끔하지 않아 조그만 가지들이 주변에 흩어져 있었다. 나는 청소도 할 겸 꽃이 피어 있는 가지들을 주워 한아름 가슴에 안고 집으로 향했다. 그러나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시선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어느 부인은 “꽃가지를 꺾으면 어떡하느냐”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나는 당황스러워 재빨리 말했다. “내가 꺾은 게 아니고 공원에서 가지치기를 한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변명할 수 없어 그 후부터는 행인들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리고 바삐 걸었다. 지금 그 꽃가지는 내 방 벽난로 옆 항아리에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꽂혀 있다. 그러나 행인들의 시선이 무서워 다음에는 이런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늦게까지 일하는 걸인▼

어느 날 저녁 친구와 함께 브로드웨이를 걷고 있었다. 발 앞의 걸인이 “조금만 도와주십시오”라고 구걸을 했다. 우리는 뉴요커들이 보통 그렇듯이 못본 체하고 걸어갔다. 그러자 그 걸인이 뒤에서 큰 소리로 말했다. “생각이 바뀌면 나중에라도 주십시오. 늦게까지 일합니다.” 우리는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되돌아서 5달러를 적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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