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신규종목, 코스닥 '비아그라' 될까

  • 입력 2000년 5월 11일 19시 29분


긴 겨울잠(조정장)에서 깨어나지 못하던 코스닥시장에 비로소 봄소식(바닥탈출)이 온 것인가. 갑자기 생기가 넘쳐나고 있다. 4일 연속 거래량이 2억주를 웃도는 활발한 매매에서 바닥을 탈출하려는 강한 에너지가 감지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최근 거래가 시작된 신규등록종목과 조만간 공모주청약을 통해 선보일 알짜기업들은 테마를 형성하면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종 테마들〓코스닥이 ‘매력적인’ 이유는 리눅스, 바이러스, 솔루션 등 다양한 테마를 생산할 기반이 갖춰져 있다는 것. 게임 스토리지 오락(연예) 등은 생소하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는 테마들이다.

게임관련 업체로는 최근 등록된 비테크놀러지와 공모주청약을 앞둔 이오리스, 엔씨소프트 등이 대표적. 전국 방방곡곡에 개설된 PC방 등 탄탄한 성장기반을 갖추고 있다.

스토리지는 인터넷 전자상거래 및 포털업체들이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광범위한 자료를 효과적으로 저장, 관리하는 장치와 기술. 관련업체는 넷컴스토리지(옛 창명정보통신)와 최근 등록돼 8일연속 상한가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 등 2개사. 해커들의 공격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스토리지 테마는 갈수록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 대영에이앤브이 등 오락 연예업체들도 등록이후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코스닥의 미래, 새로운 얼굴들〓지난해 하반기 불붙은 코스닥 급상승세를 이끈 주역은 단연 신규 등록종목들. 최근 나스닥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종합지수가 150선을 바닥으로 상승세를 타는 것 역시 ‘새 얼굴’들이 큰 힘이 됐다는 분석이다.

올 2월이후 무더기로 코스닥시장을 노크한 업체 중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15개사 역시 초강세. 거래일기준 17일연속 상한가를 친 쌍용정보통신 등 12개사가 상한가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알짜배기 회사들이 추가로 등록되면 이같은 상승세는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희망섞인 전망.

▽전문가 전망〓대우증권 김분도연구원은 “침체장일땐 신규 등록자체가 시장에 부담을 주지만 강세장에선 선도주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작년 11∼12월의 열기보다는 못하겠지만 코스닥시장이 활력을 되찾는데 일조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KTB자산운용 장인환사장도 “코스닥시장이 바닥을 확인하고 투자심리가 회복하는 상황에서 물량부담이 적은 새로운 테마종목군의 가세는 활발한 매매를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차진호 선임연구원은 “지난해와 다른 점은 인터넷이라 하더라도 포털 게임 소프트웨어 네트워크장비 등으로 비즈니스모델이 세분화, 차별화된다는 것”이라며 모든 종목이 동반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

삼성증권 손범규 수석연구원은 개별종목 장세를 맞은 코스닥시장에는 일부 세력들이 ‘만든’ 테마도 있을 수 있다며 “정말 유망한 테마와 말뿐인 테마를 구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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