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황선홍-샤샤 '적절한' 거래

  • 입력 2000년 5월 9일 19시 38분


한국이 낳은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 황선홍(32).그가 일본 축구팬의 열화같은 '러브콜'에 의해 고국 복귀 5개월만에 다시 일본 무대로 진출했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은 9일 지난해 일본프로축구(J리그) 득점왕 황선홍을 '찰떡 콤비' 홍명보가 뛰고 있는 가시와 레이솔에 내년 말까지 임대해주고 대신 지난해 한국프로축구(K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샤샤를 빌려오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임대 기간중 황선홍의 연봉 2억5000만원은 수원구단이,샤샤의 연봉 65만달러(약 7억원)는 가시와구단이 각각 지급하되 출전수당 및 승리수당은 빌린 팀에서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두 스트라이커는 이적 5개월만에 원래 활동했던 무대로 각각 복귀하게 됐다.황선홍은 9일 일본으로 출국했고 샤샤는 11일 입국할 예정.

니시노 아키라 가시와팀 감독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이뤄진 황선홍과 샤샤의 맞트레이드는 수원과 가시와 양 구단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윈-윈' 전략.

수원은 샤샤를 방출하는 대신 지난해 세레소 오사카에서 뛰며 J리그 득점왕에 올랐던 황선홍을 이적료 100만달러,연봉 2억5000만원의 파격적인 조건에 영입했으나 그의 왼쪽 어깨 탈골 부상이 장기화되면서 좀처럼 활용 기회를 갖지 못했다.

9일 현재 J리그 전반기 6위를 달리고 있는 가시와 역시 올초 사상 첫 리그 우승을 목표로 취약 포지션이었던 최전방 공격수로 샤샤를 영입했으나 그 역시 오른쪽 발가락 부상으로 단 2경기에서 38분밖에 소화하지 못했다.샤샤는 최근 부상에서 완전 회복됐으나 플레이에 성의를 보이지 않아 감독의 눈밖에난 상태였다.

결국 양 구단의 맞트레이드는 지난해 각각 자국 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한 선수를 영입해 팀 운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자는 전략.

특히 일본축구가 황선홍을 영입한 것은 여러 측면을 고려한 장기적 포석이라는 풀이다.

일본 아사히신문 축구담당 다나카 모토유키기자는 9일 "최근 일본에는 한국 스트라이커 따라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며 니시노 감독이 줄기차게 황선홍의 영입을 주장한 것은 내년 시즌 팀 성적과 함께 일본 신세대 스트라이커들의 교과서로서 그의 위치 때문 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트루시에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이 경질되게 된 가장 큰 이유도 결국 대표팀의 골 결정력 부족 때문이다.현재 일본축구계는 황선홍 유상철 김현석 등 유난히 스트라이커가 강한 한국축구의 비결에 대해 열띤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선홍이 홍명보가 있는 가시와로 옮김에 따라 현 아시아최고의 스트라이커와 리베로가 한팀에서 뛰게 됐다. 황선홍과 홍명보가 같은 팀에서 뛰게 된 것은 97년 6월 포항 스틸러스에서 갈라진 뒤 만 3년만이다.

안기헌 수원 부단장은 "황선홍이 출국에 앞서 홍명보가 있는 팀으로 가게돼 기쁘고 다시한번 J리그 득점왕에 오르는 동시에 2002년 월드컵까지 뛰겠다는 다부진 결의를 밝혔다"고 전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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