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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5월 2일 2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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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해외진출 자격요건(7년)과 FA제(자유계약선수)가 도입된 뒤 프로야구는 갈수록 고졸신인들의 등장이 많아지는 추세. 대학교에서 4년을 보내느니 프로에 일찍 입문하는 게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유난히 똘똘한 고졸신인이 많은 2000시즌. 이 가운데 19세 동갑내기인 한화 조규수와 SK 이승호는 단연 ‘주머니속의 송곳’처럼 튀어나오는 선수들이다. 2승 1패 3세이브를 따낸 이승호가 뒷문을 든든히 지키는 마무리라면 조규수는 단박에 팀내 에이스 역할을 떠맡고 있는 선발.
천안북일고를 졸업한 우완 정통파 조규수는 총 3억원(계약금 2억8000만원, 연봉 2000만원)의 투자액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맹활약중이다. 2일 대전 해태전 역시 마찬가지. 선발로 나선 조규수는 묵직한 직구와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앞세워 7이닝 동안 5안타만 맞으며 3실점(2자책)으로 팀의 4-3 승리를 이끌어냈다. 1패 뒤 4연승으로 당당히 다승 2위.
조규수는 고졸과 대졸을 포함한 신인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4승을 따내며 한번밖에 기회가 없는 신인왕 싸움에서 한발 앞서 나갔다.
이 경기에선 겨우내 프로야구선수협의회 회장을 맡는 바람에 훈련부족으로 팀 합류가 늦어졌던 한화 기둥투수 송진우가 8회 중간계투로 올 시즌 처음 선을 보였다. 2타자를 상대로 1안타와 범타로 무실점.
‘재계 라이벌전’으로 관심을 모은 대구에선 현대가 에이스 정민태의 역투를 발판삼아 8-4로 이기며 삼성전 2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올 시즌 삼성에 유일하게 패를 기록했던 선발 정민태는 7이닝 동안 1홈런을 포함해 8안타를 내줬으나 고비고비를 노련한 피칭으로 피해가며 3실점으로 막아 1승을 챙겼다. 시즌 5승(1패)으로 다승 단독 1위.
삼성은 5연패로 올 시즌 최대 위기에 빠졌다.
인천에선 1회 이병규의 3점포와 안상준의 2점포로 5점을 먼저 뽑은 LG가 SK를 9-1로 대파. 94년 입단 후 6년 동안 단 2구원승(7패)에 그쳤던 왼손 류택현은 데뷔 첫 선발승의 감격을 누렸다.
잠실에선 5-5로 맞선 6회 1사 만루에서 결승타를 날리는 등 4타수 4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한 김동주의 두산이 롯데에 9-5로 승리하며 5연승.
▽대전
해태 3-4 한화
▽인천
LG 9-1 SK
▽잠실
롯데 5-9 두산
▽대구
현대 8-4 삼성
<김상수기자·대구〓장환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