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한일戰]“승부 집착말고 장기육성 계획 필요”

  • 입력 2000년 4월 27일 19시 11분


‘고비는 넘었지만 갈 길은 멀다.’

26일 한일 축구국가대표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축구. 지난해 올림픽팀이 일본에 2연패를 당하며 빠졌던 정신적 충격에서는 벗어났지만 자축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구동성이다.

2년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에서 대망의 16강 이상 진출을 이루기 위해서는 과제가 여전히 많다는 것. 특히 ‘대표팀 세대 교체론’은 이번 한일전을 전후해 양국에서 모두 수면으로 떠올랐다.

한국은 비록 26일의 경기에서 이겼지만 후반 최용수까지 교체투입되면서 마치 97년 프랑스월드컵 지역예선을 다시 보는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 한국대표팀 허정무감독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는 평소의 주장과 달리 한일전의 부담때문인지 결과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은 젊은 올림픽팀 선수들을 앞세워 내용면에서 앞서는 경기를 펼쳤지만 승부에서는 패했다.

신문선 MBC 해설위원은 “한국팀이 이기기는 했지만 기술력 부족을 절감해야 했다”며 “2002월드컵 주역이 될 올림픽팀 선수들을 위한 장기적 플랜을 내실있게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 경기 결과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으로 봐야한다는 것.

이에 대해 허감독은 “선수 소집 문제도 있고 월드컵을 앞두고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유망주 해외진출 외에는 별로 없다”며 “일단 올림픽이 다가온 만큼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준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23세 이하 선수들이 모두 프로에서 뛰는 만큼 경기 경험이 풍부해 한국과는 세대교체의 속도와 양상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영증 청소년대표팀 감독은 “이제부터는 라이벌 승부에 너무 집착해서는 안된다”며 “허감독이 국가대표 및 올림픽팀을 함께 맡고 있는 만큼 일관된 안목에서 좋은 선수들을 추슬러 간다면 월드컵때 최상의 팀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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