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장 리포트]"일단 팔고보자" 전업종 무차별 투매

  • 입력 2000년 4월 17일 19시 40분


미국증시 붕괴를 보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시장은 처참할 정도로 무너졌다.

장 초반부터 업종과 종목을 가리지 않고 투매(投賣)가 쏟아져 폭락세로 출발한 주식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파국상황으로 치달았다.

전 업종이 내림세. 대부분의 업종이 지난주말 종가보다 10% 이상 빠졌다. 어업 육상운수 증권 등은 업종지수가 14% 이상 하락했다. 거의 전 종목이 하한가 근처까지 간 셈.

음료 금속 은행 등만이 상대적으로 하락률이 낮았다. 은행주들은 오전 한때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서는 역시 내리막. 그나마 조흥 외환 주택은행 등은 오름세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외환은행은 2000만주 이상 대량 거래돼 눈길을 끌었다.

단일종목 거래 1위를 차지한 외환은행에 이어 현대건설 국민은행 한빛은행 현대전자가 1000만주 이상 거래됐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곤욕을 치렀다. 한국통신 SK텔레콤 데이콤 LG정보통신 등이 하한가를 치는 등 정보통신 4인방도 무차별 투매에는 힘을 쓰지 못했다. 시가총액 9위인 담배인삼공사는 보합.

전체적으로 거래대금이 3조원 가까이 되는 등 손바뀜이 활발히 일어난 게 그나마 위안거리. ‘손해보고 팔더라도 팔 수 있으면 다행’이라는 얘기가 실감나는 하루였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코스닥▼

투자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주식을 내다파는 투매장세가 벌어졌다.

17일 코스닥시장은 미국 증시폭락을 기폭제로 정보통신 및 인터넷업종에 대한 투매가 거의 전 종목으로 확산돼 시세판이 온통 파란색으로 물들었다.

투자주체별로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각각 19억원 191억원 순매도했지만 개인은 202억원 순매수해 현 장세를 바닥권으로 인식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았다.

이날 한통프리텔 로커스 다음 새롬기술 주성엔지니어링 등 코스닥대표종목은 여지없이 하한가를 맞았고 미국의 게놈프로젝트 완성 임박으로 강세를 보였던 마크로젠 벤트리 등 생명공학관련주도 하한가 사정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반면 대성미생물연구소와 새한필 신규등록업체와 대북경제협력을 재료로 한 영화직물 신화직물 등 의류업체, 공매도 사건이후 거래가 재개된 성도이엔지는 상한가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동양토탈의 경우 보통주는 하한가, 우선주는 상한가로 마감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제3시장▼

미국 증시의 폭락세는 제3시장도 침체에 몰아넣었다. 거래량 8만8000주, 거래대금 8억3900만원으로 지난달 29일 거래 첫날의 3분의1 수준에도 못미쳤다. 이날 신규종목 중 플러스원에니메이션은 거래가 한건도 체결되지 않았다.

장 초반에는 대부분 종목이 떨어진 급락세를 나타냈으나 증권거래소나 코스닥시장보다는 미 증시 영향력 밖에 놓여 있어 중반 이후에는 반발매수세가 유입돼 한때 8개 종목이 상승하기도 했다.

오른 종목은 5개, 내린 종목은 15개였다. 이날 첫 거래된 씨네티아정보통신은 2130%가 올라 상승률 최고를 기록했고 엔에스시스템은 38%가 떨어져 하락율이 가장 컸다. 특히 로그인코리아는 거래 개시 이후 4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케이아이티도 2일 연속 상승하면서 바닥권에서 탈출하는 시도를 보였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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