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국순당-가로수닷컴등 코스닥진입 앞둬

  • 입력 2000년 4월 16일 19시 29분


“술 만드는 회사가 벤처기업이라고?”

코스닥시장 등록 예비 심사를 받고 있는 국순당은 ‘백세주’로 유명한 주류 업체. 이 회사는 ‘벤처기업’으로 분류돼 심사를 받고 있다. 벤처기업이라고 하면 흔히 ‘--시스템’ ‘--넷’ ‘--테크’ 같은 상호를 떠올리는 투자자들은 ‘국순당〓벤처기업’이라는 사실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국순당측의 설명을 들어보면 표정이 달라진다.회사 관계자는 “술 빚는 기술이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술을 담글 때는 밥을 쪄서 발효를 시키지만 국순당은 쌀을 그대로 사용해 발효를 시킨다는 것. 이 ‘무증자 발효법’이라는 기술의 독창성을 인정받아 벤처기업으로 지정받았다는 설명.

‘무늬만 벤처’인 기업이 상당수 자리잡고 있는 코스닥시장에 국순당처럼 ‘무늬는 벤처가 아니지만 내실은 벤처’인 기업들이 진입을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43년 설립된 삼천당제약. 웬지 ‘굴뚝’ 냄새가 풀풀 나는 상호지만 엄연한 벤처기업이다. 최근 개발한 신약이 특허를 받아 기술신용보증기금의 평가를 거쳐 최근 벤처로 지정받은 것.

벤처기업 ‘냄새’가 나도록 상호를 바꿀 계획이 없냐는 질문에 회사 관계자는 “내실만 충실하면 됐지 이름이 중요한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또다른 예비심사 기업인 서울제약도 과학기술평가원의 심사를 거쳐 벤처기업으로 지정을 받은 곳. 신물질 개발이 벤처 지정 사유.

공모 주간사인 메리츠증권의 노기선 기업금융팀장은 “기술력이 취약한데도 시류에 편승, 주가 올리는데만 신경쓰는 벤처기업이 많은데 서울제약은 그런 벤처들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역시 벤처기업으로 분류돼있는 가로수닷컴도 ‘가로수’라는 기존 생활정보신문의 이미지 때문에 벤처라는 느낌이 별로 들지않는게 약점. 하지만 게임 랭킹을 자동으로 매겨주는 ‘G-랭커시스템’이라는 기술을 비롯해 인터넷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업이다. 이경호이사는 “자체 연구소까지 갖춰놓고 있으며 옛날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메리츠 노기선팀장은 “상호는 ‘--반도체’인데 단순한 도매업체인 경우도 많다”고 ‘무늬만 벤처’인 기업의 예를 들면서 “투자자들이 증권사 각 객장에 비치된 사업설명서를 주의깊게 본다면 상호에 현혹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국순당 등 이들 4개 기업은 모두 △벤처캐피털 투자기업 △연구개발 투자기업 △신기술 개발 기업 △벤처 평가 우수 기업 등 4가지 벤처기업 지정 사유 가운데 벤처평가 우수를 사유로 벤처로 지정받았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벤처평가 우수기업의 주가 상승률이 벤처캐피털 투자기업의 주가상승률보다 1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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