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똑바로 보고 바르게 찍자

  • 입력 2000년 4월 12일 19시 23분


오늘은 새천년 첫 국회의원 총선거일이다. 낡은 정치의 옷을 벗어던지고 새시대 바람직한 미래를 열어나갈 새 질서를 국민의 손, 국민의 표로 구축하는 날이다. 빠짐없이 투표장에 나가 바르고 현명한 선택을 함으로써 우리가 그토록 기원해온 정치발전 정치개혁의 첫걸음을 떼어야 한다.

이번 16대총선의 의미는 역대 어느 선거와도 다르다. 선거사상 처음으로 ‘시민의 힘’이 하나로 뭉쳐 정치의 물줄기를 바꾸자고 나섰다. 공천과정에서부터 선거운동 기간 내내 벌어진 낙천 낙선운동은 정치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지를 시민들이 깨닫게 해 주었다. 여기에 후보의 재산 납세 병역 전과 등 신상명세까지 공개돼 선량감 선택을 위한 정보가 다양해졌다. 이같은 새로운 흐름에 저항하려는 정당과 후보들이 돈과 지역감정 흑색선전 등 구태를 동원해 선거판이 과거보다 혼탁해진 것도 물론 사실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유권자들은 이를 통해 낡고 부패한 정치와 정치집단의 진면모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남은 것은 그런 불법과 탈법을 엄정하게 심판하고 새시대에 걸맞은 새정치의 틀을 세우는 일이다. 여기에 동참하지 않고 기권한다면 주권자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다함께 팽개치는 것이다.

선거를 외면하면서 정치의 발전을 주문할 수는 없다. 참다운 정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경제발전도, 사회통합도, 민족화합도 기대하기 어렵다. 국민 모두의 기운을 모아 밝은 미래를 향해 달려나가야 할 때에 낙후된 정치가 전진의 발목을 잡게 해서는 안된다. 내 한 표, 우리 모두의 한 표가 합쳐져야만 우리 정치의 모습을 바꾼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나라를 살리는 바른 선택을 하려면 구태와 악습을 한꺼번에 벗어던져야 한다. 무엇보다 돈으로 주권을 사려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표를 주어서는 안된다. 또 망국병인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엉터리 흑색선전이나 근거없는 비방으로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인물을 내 고장, 나아가 나라의 대표로 뽑아서도 안될 일이다. 명백하게 부정부패에 연루된 후보와 반민주 반인권 전력을 가진 후보, 그리고 뻔뻔한 거짓말로 국민을 속여온 정치인도 새시대에는 마땅히 배제해야만 한다.

국가장래에 대한 염원을 밑그림 삼아 최선을 다해 후보를 고르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선이 아니면 차선, 그도 안되면 후보들 중 가장 덜 때가 묻은 사람을 골라야 한다. 민주사회는 선거를 통해 잘못된 사회, 썩은 정치를 개선해 나간다. 오늘이 바로 밝은 사회, 맑은 정치를 이룰 수 있는 유권자 혁명을 이루는 날이다. 참여없는 혁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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