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미리보기 뜯어보기/'선수협 후유증' 팀성적은…

  • 입력 2000년 3월 30일 20시 44분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KPBPA)와 쌍방울의 해체.

지난 겨울 프로야구판을 뒤흔든 두 가지 사건이다. 다행히 이 두 가지 문제는 타협과 신생팀 창단이라는 열쇠로 풀었지만 올시즌 판도에 적잖이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먼저 선수협에 가입했던 선수들의 훈련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 중요 변수. 어느 팀이 ‘선수협 피해’를 최소화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그런 면에서 일단 현대와 삼성은 다른 팀에 비해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 선수협 가입 선수가 단 한명도 없었던 이 두 팀은 편안하게 해외전지훈련을 통해 꾸준히 기량을 갈고 닦았다. 야구계에서 “삼성으로선 올해가 우승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가장 ‘선수협 피해’를 많이 본 팀은 지난해 준우승팀 롯데. 팀의 정신적 지주인 주장 박정태와 타선의 기둥인 마해영, 마운드의 에이스 문동환 등 ‘알짜배기’ 3명이 선수협 관계로 한시즌의 ‘밑천’이나 다름없는 겨울훈련을 거의 하지 못했다.

쌍방울 선수들(현 SK) 역시 최태원 김원형 성영재 등 주전멤버 대부분이 열성적으로 선수협 활동을 해 48일간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관건.

각 구단의 걱정도 걱정이지만 선수협 소속 선수들이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전체적인 프로야구 수준의 질적 저하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신생팀인 SK의 창단도 프로야구 판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변수. SK는 기존의 쌍방울 선수들 외에 7개구단에서 강병규 김태석 김충민 등 보호선수 23명 외의 쓸 만한 선수 1명씩을 영입해 구색을 맞췄다.

SK의 선수구성과 창단팀으로서 선수들의 의욕을 감안할 때 지난해 쌍방울이 거둔 승률(0.224)보다 훨씬 높은 4할승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만만한 쌍방울을 상대로 승수쌓기에 나섰던 각 팀의 승률이 자동적으로 지난해보다 하락, 한층 치열한 순위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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