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웅진닷컴'으로 改名 웅진출판 윤석금 회장

  • 입력 2000년 3월 28일 19시 40분


웅진출판이 4월1일 창립 20주년을 맞아 회사명을 웅진닷컴(Woongjin.com)으로 바꾼다. 1980년 자본금 7000만원으로 출발해 연간매출 1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키운 백과사전 세일즈맨 출신인 이회사 윤석금(尹錫金·55)회장. 출판 학습지 식품 정수기 등 10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출판만큼은 현대도 직접 사장을 맡을 만큼 애착을 갖고 있다. 지난 연말까지 웅진출판은 전집 48종, 학습물 29종, 잡지류 11종, 단행본 297종 933권을 내놓았다.

최근 서울 종로구 인의동 웅진빌딩 3층 윤회장의 집무실을 찾았다. 그는 평소 “성공한 경영인이 아니라 성공한 세일즈맨으로 불러달라”고 말한다.

“백과사전으로 유명한 브리태니커 부산지사에 71년 입사해 첫 달에 27권짜리 26세트를 팔았고 입사 1년만에 미국 본사에서 54개국 세일즈맨 중 최고의 세일즈맨에게 주는 상을 받았습니다. 이후 서울로 뽑혀왔습니다.”

80년 봄 그는 출판사 헤임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 우수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자 어느 곳에서도 받아주지 않던 명문대 운동권 학생들을 채용해 돌파구를 열었다.

“출판사 편집진 만큼은 최고의 인재로 구성해야 합니다. 운동권 채용으로 당국의 눈총을 받기도 했으나 결과는 만족스러웠습니다.”

‘헤임고교학습’ 교재 돌풍에 이어 그는 83년 사명을 고향 공주의 옛 이름을 따 웅진(熊津)으로 바꾸고 양서개발에 나선다.

“당시 국내 어린이 도서가 대부분 번역물인 것이 안타까워 제대로된 우리 어린이 도서를 만들기에 매달렸지요.”

84년 전 36권의 ‘어린이마을’을 내놓았으나 초기 판매가 부진했다. 그는 대졸 출신 여성 판매인을 모집해 판매전선에 투입하는 승부수로 700만여권을 팔아치웠다.

“처음에는 고학력 주부들이 세일즈를 기피했으나 ‘그저 그런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들의 지적 양식을 파는 것’이라고 설득해 자부심을 갖게 했지요.”

현재도 웅진의 판매매니저 중 90%이상이 여성이고 다른 기업보다 여성간부의 비중이 높다.

91년 9월 여성지 ‘웅진여성’이 창간 석달만에 오보소동에 휩싸이자 50억원을 쏟아부은 이 잡지를 미련없이 폐간했다. 하지만 그는 잡지에서 일하던 사람을 한 사람도 내보내지 않았고 이후 전문지를 창간해 이들을 흡수했다.

99년 3월 그는 입사 9년차인 지방대 출신 부장을 파격적으로 계열사인 웅진식품 대표이사로 발탁했다. 적자 투성이 회사에서 유독 낙관론을 폈던 사람이었다. 37세의 사장은 신제품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지난 한해에만 2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긍정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 일을 잘하고 직원들이 신바람이 나야 회사도 잘됩니다. 우리 회사는 능력 이외의 다른 평가항목은 없습니다.”

그는 이제 20년간의 출판 콘텐츠와 250만명의 학습지회원, 정예 판매조직을 통해 e비즈니스에 뛰어든다.

“제 컴퓨터 실력은 현재 인터넷 결재를 하는 정도지만 인터넷 비즈니스의 성공에 관한 도서는 거의 대부분 섭렵했습니다.”

그의 말속에 ‘제2의 웅진신화’창출 의지가 느껴진다.

<오명철기자> osc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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