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돌아온 '갈색 폭격기' 김도훈 "3억연봉 값 할터"

  • 입력 2000년 3월 21일 19시 58분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돌아온 ‘갈색 폭격기’ 김도훈(30·전북 현대다이노스). 22일 프로축구 대한화재컵 조별리그 A조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를 앞둔 그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쳐 있다.

김도훈은 19일 국내 복귀 프로 첫 경기로 치른 부천 SK전에서 득점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전후반 상대 수비진을 휘젓는 현란한 몸놀림으로 후배들이 손쉽게 연속골을 터뜨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줬다.

최만희 전북 감독은 “김도훈의 복귀로 팀 전체가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올시즌엔 쇼트패스 위주의 한템포 빠른 속도의 축구로 상위권 도약을 자신한다”며 “김도훈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후배들이 시너지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훈은 올시즌 3억원으로 국내 프로축구 사상 최고액 연봉자. 그런 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2년간 일본 프로축구 최하위팀이었던 빗셀 고베에서 뛰며 팀을 중위권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전북도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7위로 처졌지만 올시즌엔 다를 겁니다.”

개인적으로 득점왕 등극도 놓칠 수 없는 목표. 95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타고난 골잡이로서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개인타이틀을 수상한 적이 없다.

걸림돌은 잦은 부상. 김도훈은 프로 입단 이후 거의 매년 부상과의 지독한 악연에 울어야 했다. 95년 오른쪽 무릎 인대가 늘어나는 불운을 겪은 데 이어 96년에는 왼쪽 무릎뼈에 금이 갔고 지난해에도 3월28일 베르디 가와사키전에서 왼쪽 발목을 다쳐 득점레이스를 멈춰야 했다. 그런 만큼 올 시즌에는 어느 때보다 몸 관리에 치중, 기복 없는 골 행진을 벌인다는 각오.

득점왕 향방의 최대 변수인 ‘황새’ 황선홍(수원 삼성)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선홍이 형이 모든 면에서 완성된 스트라이커지만 나도 일본프로축구 생활을 통해 특유의 파워는 물론 경기를 보는 폭이 넓어졌고 여유도 생겼습니다. 라이벌 경쟁에서 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도훈은 특히 후배들의 기량 향상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아직 미드필드진과의 호흡이 완전치 않지만 후배들이 2년 전과는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기량이나 프로의식 등 모든 면에서 성숙한 만큼 골 사냥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지난해 3월 브라질전에서 마무리 발리킥을 터뜨린 주인공 김도훈. 팬들은 그가 국내 프로 그라운드에서 다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고 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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