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신춘문예 당선작 17~22일 한무대 올라

  • 입력 2000년 3월 15일 19시 21분


30분 분량의 단막극은 인생의 단면을 촌철살인(寸鐵殺人)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유럽이나 미국에서 인기있는 장르이지만 국내에서는 상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잘 공연되지 않는다. 최근 들어 매년 봄에 열리는 20년 전통의 ‘신춘문예 당선작 단막선’과 ‘해외명작 단막선’ 공연이 단막극 축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17∼2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리는 ‘신춘단막선’은 각 신문사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을 무대에 올리는 공연. 작가는 물론, 배우와 연출자 모두 젊은 세대로 구성돼 있어 연극계를 이끌어 갈 주인공들의 ‘견본시’ 역할을 해왔다. 이번 공연에서도 20대 작가와 30대 연출가들이 힘을 모은다.

동아일보 당선작인 ‘아이야 청산가자’(강석현 작)와 ‘저녁’(윤형섭 작)은 가장 주목을 끄는 작품. ‘아이야 청산가자’는 ‘호랑이와 곶감’이라는 전래설화를 바탕으로 아이를 잡아먹을 수 밖에 없는 어머니의 이율배반적인 모성(母性)을 그린 희곡. ‘저녁’은 아비 세대의 폭력과 어미 세대의 집착으로부터의 해방을 꿈꾸는 끔찍한 성년의식을 그린 작품으로 절제된 대사와 빼어난 공간 구성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 때문에 이번 ‘신춘단막선’은 사상 첫 미성년자 관람불가 공연으로 진행된다. 이와함께 △해로가(김종광 작, 박근형 연출, 중앙일보 당선작) △행복한 선인장(김현태 작, 임경식 연출, 한국일보〃) △창달린 방(안은영 작, 최용훈 연출, 대한매일〃) △배웅(강석호 작, 김정숙 연출, 조선일보〃)도 함께 상연된다. 오후 4시∼9시 총 6개의 작품을 동시에 공연한다. 1만 2000원.

한편 25일∼4월2일 오후4시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리는 ‘해외명작 단막 연속공연’에서는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노벨상 수상작가 귄터 그라스(독일)의 희곡 ‘목마 타고 앞으로 뒤로’(김성노 연출) 등 6개의 작품이 하루 동안 공연된다. 김도훈(극단 뿌리) 강영걸(극단 민예) 등 한국연출가협회 소속 원로 및 중견 연출가들이 참여한다.

아울러 △게임(토마스 베른하르트 작, 강영걸 연출) △엄중한 감시(장 주네 작, 정한룡) △수업(이오네스코 작, 김도훈 연출) △싸움터의 산책(아라발 작, 박계배 연출) △창구(장 타르디유 작, 김영환 연출)도 상연된다. 1만2000원. 02-764-9181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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