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 급등기 투신권 매물공세 어디로?

  • 입력 2000년 3월 6일 08시 13분


주가급등기를 틈타 투신권이 매물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거래일수 기준으로 나흘동안 투신사의 매물은 모두 6286억원어치. 하루에 1500억원이상씩 주식을 팔아치운 셈이다. 투신사들은 앞으로 예상되는 투자자들의 환매물량에 대비,미리 주식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투 대투 현투 등 주요 투신사와 자산운용사들의 향후 매매전략을 통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전략을 알아본다.

▼900선넘으면 '팔자' 계속▼

▽추가상승에는 회의적〓투신권은 주가의 단기급등으로 추가상승이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지수 900선을 넘어서면 투자자들의 환매물량이 더욱 많아지고 투신사들은 팔자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 외국인투자자들이 왕성한 매수세를 과시하고 있지만 한국시장 전체를 산다기 보다는 반도체관련주에만 매기가 집중돼 있어 한계를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950선이상에서는 팔고 850선 아래서 ‘사자’〓주가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일정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박스권 장세를 예상하고 있다. 투신사들은 일단 ‘팔자’입장을 보이면서 850선 아래로 지수가 떨어지면 주식을 사겠다는 방침. 특히 920∼930선에 도달하면 팔 물량이 만만찮다고 보고 있다.

이상호 대한투신 주식운용부장은 “920∼930선에 걸쳐있는 막대한 매물을 어떻게 소화해낼지에 따라 장세향방이 좌우된다”고 말했다.

▽일부 낙관론도 만만찮아〓대부분 펀드매니저들이 이처럼 조정 내지 박스권 장세를 예견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상당히 강한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가 일시적이지 않은데다 주가가 오르면 강세장을 낙관한 투자자들이 오히려 환매물량을 줄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

김성대 한국투신 주식운용부장은 “금리안정세와 외국인 매수강화에 따른 수급개선 기대감이 어우러져 의외의 강세장이 나타날 것”이라며 “일단 950선이 넘으면 보유주식을 줄여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30%정도 코스닥 투자▼

▽코스닥비중을 늘리는 기회로〓일부 펀드매니저들은 이번 상승장을 이용해 거래소 비중을 줄여나가고 코스닥에 대한 투자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린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그동안 코스닥 비중을 높이지 못했던 펀드매니저들은 이번 기회를 톡톡히 활용해 나가겠다는 것. 이병익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은 “거래소시장이 현재 체력으로는 추가상승하기가 어렵다고 본다”며 “시가총액 비중대로 거래소시장을 70%로 하고 나머지 30% 가량을 코스닥시장에 집중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마이다스자산운용의 김기환 상무는 “거래소시장이 회복세를 타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외국인 매수강도에 비해 투신사와 개인투자자들의 매매공방전이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영해기자> 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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