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권순일/카다피 '월드컵 야망'

  • 입력 2000년 3월 1일 1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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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존슨과 카를로스 빌라도가 카나리아제도로 간 까닭은.”

88서울올림픽 육상 남자 100m에서 우승했으나 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 금메달을 박탈당하는 등 치욕 속에 명예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육상스타 벤 존슨.

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축구신동’ 마라도나를 주축으로 한 최강팀을 구성해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었던 명지도자 카를로스 빌라도.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두 인물이 한가지 목표를 위해 마음을 합친 이유는 리비아의 지도자 카다피의 요청 때문.

서방 세계에서는 ‘눈엣가시’이지만 이슬람 세계에서는 영웅으로 추앙받는 리비아의 지도자 카다피는 축구광.

리비아 사막을 옥토로 만드는 대수로 공사를 지휘했던 카다피가 최근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리비아축구대표팀을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키겠다는 것.

이를 위해 카다피는 평소 호감을 갖고 있던 ‘총알 탄 사나이’ 존슨과 ‘축구 9단’ 빌라도에게 리비아축구대표팀을 특별 지도해달라고 부탁했고 존슨과 빌라도는 기꺼이 리비아대표팀의 훈련지인 카나리아제도로 날아가 훈련에 합류한 것.

특히 카다피는 아들 알 사디 카다피가 대표팀에서 뛰고 있어 그에 대해 특별한 배려를 당부했다고.

친위대의 삼엄한 호위 속에 빌라도와 존슨의 지도로 전지훈련에 돌입한 리비아대표팀. 과연 월드컵 본선 진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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