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근로정신대 할머니들 고난그린 '소장' 출간

  • 입력 2000년 2월 29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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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40년대 초 일본 미쓰비시(三菱)군수공장에 끌려갔던 양금덕씨(71) 등 광주전남지역 근로정신대 할머니 5명의 고난을 그린 책 ‘소장(訴帳)’이 다음달 출판된다.

28일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에 따르면 이 책은 당초 ‘나고야(名古屋)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변호인단’이 지난해 3월 일본정부 등을 상대로 나고야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면서 양씨 등 피해자 5명의 진술을 토대로 일본어판으로 만든 것.

이 책이 한국어판으로 출간되게 된 데는 나고야대 신은주교수(36·여)와 광주에 사는 한 독지가의 도움이 컸다. 재일동포 2세인 신교수가 일본어판을 한국어로 번역했고 재야인사인 이 독지가는 1000여만원의 출판비용을 부담했다.

144쪽 분량인 이 책에는 양씨 등 5명이 10세 안팎의 꽃다운 나이에 일본 군수공장에 끌려간 과정과 일본인들로부터 받은 온갖 핍박 등이 생생히 기록돼 있다. 또 해방 이후 한국으로 건너온 뒤 종군위안부로 오인받아 반평생 얼굴도 못내밀고 숨어살던 가슴 저린 이야기도 담겨있다.

출판기념회는 내달 25일 광주에서 열릴 예정. 현재 소송을 맡고 있는 일본 변호사 10여명과 소송을 지원하고 있는 일본 민간단체 회원 30여명도 출판기념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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