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저밀도지구 재건축]사업추진 속도가 수익성 좌우

  • 입력 2000년 2월 23일 19시 33분


《서울시 재건축아파트 인기가 급등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방침이 나온데다 5개 저밀도 재건축아파트 방침이 나왔기 때문.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턱대고 투자할 경우 손해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재건축 사업단계별 추진 상황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 타이밍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5개 저밀도지구 중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지역과 투자시 유의사항을 정리해본다. 》

▼ 내집마련, 정보사 김영진 사장 ▼

5개 저밀도 재건축지구의 투자수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아파트의 투자수익은 사업진행 속도가 관건이며 사업 진척 상황이 빠른 곳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게 돼 있다. 그런데 5개 저밀도 재건축은 서울시 전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 한꺼번에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 재건축 매수 수요자가 서울시내 중층 재건축이나 아직 초기 단계인 서울 강남구 개포 재건축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기대 이익 수준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화곡 제2 주공과 강동 시영 2차가 단지 규모도 크지 않고 주민 합의도 빠를 것으로 기대되며 가격도 크게 상승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투자 가치가 높다.

일반 투자자라면 재건축은 이주비가 나오는 시점에 투자하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재건축아파트는 이 시점에 값이 크게 상승하고 사업도 본궤도에 오르기 때문에 사업추진 지연 등의 문제로 손해를 볼 가능성이 적다. 또 단지 규모는 너무 크지 않은 것을 고르는 게 실패 가능성을 줄이는 요령이다.

▼ 부동산114 김희선 이사 ▼

재건축아파트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아파트 구입자금 외에 추가로 부담해야할 자금이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사실이다. 계약 때와 달리 나중에 공사비 상승 등을 들어 추가부담이 늘어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또 대지지분이나 개발이익률 완공 후 아파트 시세 등을 따져봐야 한다. 대지 지분이 많은 곳이 수익을 남길 수 있으며 기존 아파트 용적률이 낮을수록 땅 지분이 많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조합원간 분쟁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분쟁 없이 사업이 추진되면 그만큼 사업기간이 단축돼 이익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5개 저밀도 지구에선 암사·명일지구와 화곡지구가 유망하다. 이들 지역은 사업면적이 크지 않아 사업 추진이 조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또 5개 저밀도지구 아파트보다는 상대적으로 사업 면적이 작은 서울시내의 중소형 재건축아파트단지를 투자 대상으로 고려하는 것도 좋다. 정부의 사업 규제가 상대적으로 많은 5개 저밀도 지구보다는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 21세기컨설팅 양화석 사장 ▼

5개 저밀도 지구의 재건축은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의 단계적 추진 방침 때문에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곳도 많아 자칫 무리하게 투자하면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투자보다는 실제 거주 목적으로 매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사업이 비교적 원활하게 추진되고 있는 암사 명일지구와 화곡지구는 사업이 진행될수록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 주변 아파트 시세와 기회 비용 등을 고려해 투자하면 적잖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잠실 반포 청담·도곡지구는 사업시행이 임박했다는 기대감 때문에 한 때 가격이 급등했다가 정부의 저밀도지구 재건축 사업 단계적 추진 방침 이후 주춤한 상태. 사업시행 일정이 불투명한 상태여서 가격은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앞으로는 주거환경이 쾌적한 아파트가 최고 인기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환경여건이 좋은 이들 지역에서 매입시기를 잘 선택할 경우 적잖은 투자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매입시기를 결정하는 게 좋다.

▼ 하나컨설팅 백 준 사장 ▼

5개 저밀도지구의 대부분은 사업일정 조차 확정되지 않은 초기단계이다.

조합설립인가 사업계획승인 세입자처리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입주를 목적으로 하는 실수요자라면 서두르지 않고 사업이 구체화된 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재테크를 목적으로 당장 투자할 수요자라면 화곡지구가 추천 대상이다.

다른 단지에 비해 거품이 적게 형성되었고 서울시의 저밀도 재건축 사업 추진 방침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발이 적어 사업 추진이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부분의 조합원들에게 실수요자에게 인기가 높은 33평형 이상의 아파트가 배정될 것으로 기대 되는 점도 매력포인트.

대형 평형 위주로 이루어진 반포지구는 조합측과 서울시가 어떻게 사업일정을 합의하느냐에 따라 수익 규모가 결정되므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재건축은 사업단계별로 가격 상승과 하락이 반복된다. 또 그에 따라 수요와 공급이 심하게 변한다. 따라서 투자자라면 관심 지역의 사업단계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순발력 있게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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