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최경주, 25일 美PGA 투산오픈 출전

  • 입력 2000년 2월 22일 19시 03분


“기필코 본선라운드에 진출해 자신감을 되찾겠다.”

한국남자프로골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PGA투어 풀시드를 획득했지만 3개대회 연속 예선탈락의 아픔을 맛본 ‘필드의 타이슨’ 최경주(30·슈페리어).

그가 25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투산내셔널GC에서 개막하는 2000투산오픈(총상금 300만달러)에 출전해 명예회복에 나선다.

특히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 등 세계 64위까지 톱스타들이 모두 24일부터 5일간 벌어지는 2000앤더슨컨설팅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 출전, 이번 대회에는 불참하기 때문에 최경주로서는 컷오프통과의 ‘한’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최경주가 3개 대회 예선에서 단 한 라운드도 언더파를 기록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거리와 방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는 아직 역부족이기 때문.

미국PGA투어가 열리는 골프장은 대부분 7000야드 이상.

거리로만 보면 ‘장타자’ 최경주가 정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좁은 페어웨이에 볼을 떨어뜨리기 위해 컨트롤샷을 구사하다보니 마음껏 드라이버샷을 구사할 수 없는 것이 현실.

때문에 국내골프장에선 대부분의 파4홀에서 미들아이언으로 충분했던 세컨드샷 때 3, 4번 아이언을 잡을 수밖에 없다.

자연히 파온 확률은 떨어지고 그만큼 버디찬스도 적을 수밖에 없다.

홀컵에서 멀리 떨어진 ‘하와이온’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그의 올시즌 라운드당 평균 퍼팅수(30.57타)가 150위권 밖으로 최하위권인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그는 “미국PGA투어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잘 해보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지 않아 속상하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상위권선수들과 그밖의 선수들의 실력차가 확연히 드러나는 미국LPGA투어와 달리 미국PGA투어는 마크 오메라(미국)같은 톱랭커들도 올시즌 2개대회 연속 컷오프 탈락할 정도로 컨디션 여하에 따라 본선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최경주는 “팬들이 몇 개 대회 결과만으로 저를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미국투어 네 번째 대회에 출전하는 각오를 밝혔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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