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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2월 17일 19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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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4일 종료되는 99∼2000프로농구 정규리그는 마지막 경기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격전의 무대.
팀당 7, 8경기를 남겨둔 16일 현재 6강이 겨루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자신할 수 있는 팀은 SK 나이츠와 현대 걸리버스 두 팀뿐. 3위 삼성 썬더스조차 7위 LG 세이커스와의 승차는 4경기에 불과하다.
이처럼 사상 유례 없는 중위권팀의 막판 혼전이 계속되자 2강체제를 구축한 SK와 현대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중위권팀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는 이들로선 막판 중위권팀의 체력소모로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는데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순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칼자루를 쥐게 된 때문이다.
두 구단관계자는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이들 두 팀이 최근 순위결정에 직접이든 간접이든 관여했다는 심증은 있다.
가까운 예가 4라운드 경기가 끝날 무렵인 지난 설 연휴기간. SK와 현대는 무기력한 경기 끝에 LG와 골드뱅크 클리커스에 나란히 패배했다.
그러나 두 팀의 반응은 달랐다. 그때까지 LG전 시즌 3전승을 달리던 SK는 선수들이 수비를 하는 것인지, 구경을 하는 것인지 모를 만큼 의욕을 보이지 않아 의혹을 샀다. 반면 현대는 용병 홀이 동료들에게 불만을 터뜨리는 등 골드뱅크전 패배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4위 삼보 엑써스가 16일 경기에서 LG전 통산 10연승 기록을 멈춘데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이날 삼보의 허재는 4쿼터에서만 제 기량을 발휘했을 뿐 3쿼터까지는 4득점에 그쳐 ‘노련한 허재가 플레이오프에 대비해 체력보완을 겸해 쉬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었다.
현재 상위권팀의 기피 대상팀으로는 기아 엔터프라이즈와 골드뱅크 정도. 원년 우승팀으로 ‘영원한 우승후보’인 기아는 최근 보통팀으로 전락했지만 관록을 무시할 수 없고 골드뱅크에는 토종 최고의 파워포워드 현주엽과 득점왕 이버츠가 버티고 있기 때문.
과연 누가 나중에 웃을까. 올시즌 6강 티켓의 향방은 막판 대혼전과 함께 상위권팀의 ‘보이지 않는 장난’까지 겹쳐 더욱 안개 속을 헤매고 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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