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골드뱅크 3연승… 이버츠 1000점돌파

  • 입력 2000년 2월 11일 00시 02분


국내프로농구 유일한 백인센터인 골드뱅크 클리커스의 에릭 이버츠(26·1m99)와 삼보 엑써스의 포인트가드 신기성(25·1m80)은 공통점이 있다.

이버츠는 2년연속 용병 MVP를 차지한 맥도웰이나 ‘덩크왕’ 홀(이상 현대)에 비해 지명도나 인기가 뒤떨어지는 게 사실. 만화주인공을 닮았다고 해서 ‘구영탄’이라 불리는 신기성도 팀선배 허재가 ‘농구 대통령’이라는 찬사를 받는 것과 비교해보면 아직은 플레이가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이제 이들에게도 실력에 걸맞은 멋진 별명이 필요할 것 같다.

프로원년 이후 3년만에 한국무대에 복귀한 이버츠는 올시즌 득점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10일 군산에서 열린 SBS스타즈와의 경기에서 29득점을 올려 올시즌 36경기만에 처음으로 1000득점 고지(1007득점)를 밟으며 백인 첫 득점왕을 눈앞에 둔 상태. 2위인 SK 나이츠의 서장훈(35경기 861득점)을 큰 차이로 앞서고 있다. 이버츠는 이날 경기에서도 팀동료인 현주엽(30득점)과 함께 29득점을 올려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 프로에 데뷔해 평생 단한번 뿐이라는 신인왕을 거머쥔 신기성은 프로 2년째를 맞아 플레이가 한층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구나 그는 프로농구 선수 중 가장 강인한 체력을 지녔다. 지난 시즌에도 전경기에 나갔던 신기성은 올시즌도 팀의 35경기에 모두 나와 경기당 39분여를 뛰어 출장시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송도중고시절부터 ‘농구대부’ 전규삼옹에게서 배운 ‘헝그리 정신’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

신기성은 이날 LG 세이커스와의 홈경기에서도 70-67로 쫓기던 4쿼터 3분여전 수비리바운드에 이어 용병 센터 레지 타운젠드에게 멋진 백패스 어시스트를 연결해 LG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뿐인가. 곧이어 오른쪽 45도 방향에서 넘어지며 미들 점프슛을 성공시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와 함께 신기성은 이날 5개의 가로채기에 성공하며 13득점으로 경기 흐름을 주도했다.올시즌 92개의 가로채기에 성공해 최다출장, 3점슛 성공률에 이어 가로채기 부문에서도 1위를 달리며 올시즌 3관왕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삼보는 이날 승리로 올시즌 LG전 4전승 포함 10연승 행진을 이어갔고 2연패중이던 현대는 동양 오리온스를 119-93으로 대파하고 SK와 함께 공동선두에 나섰다.

<장환수기자·원주=전창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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