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 스탠더드]로비스트 변신 솔라즈 前의원

  • 입력 2000년 1월 27일 22시 19분


9선 경력의 스티브 솔라즈 전 미하원 의원(60)은 외교위 아시아태평양문제소위원장으로 아시아 국가 문제에 깊숙이 관여해 한국인에게는 친숙한 인물이다.

그는 92년 정계를 떠난 뒤 로비스트로 변신해 워싱턴의 홍보회사인 APCO 어소시에이츠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 임병규(林炳圭)국제법고문의 소개로 기자가 찾은 그의 사무실은 화려한 의정경력을 보여주듯 아시아의 유명한 정계 지도자들과 찍은 사진들로 가득차 있었다. 87년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써준 ‘자유(自由)’라는 붓글씨 액자와 야당시절의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찍은 사진도 눈에 띄었다.

솔라즈고문은 “아시아에는 의정활동으로 사귄 친구들이 많은 탓인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홍콩 터키 루마니아 등 외국 정부의 문제를 대변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S, H사 등 한국기업의 자문역도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미국의 로비제도는 국민의 청원권을 중시하고 최대한 보장하는 미 헌법정신에서 나온 것으로 개인은 물론 이익단체의 의견을 정책과정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라며 “정책의 내용과 대응방안을 정확하게 제시하려면 전문지식을 갖춘 로비스트의 도움이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솔라즈 고문은 그러나 “로비스트 중에는 부당하게 의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선거에 압력을 넣는 등 남용사례가 있기도 하지만 법적 장치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 된다”고 소개했다.

“전직 의원이나 행정부 고위관리들이 로비스트로 활동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누구이냐 보다는 정책결정에 고객의 의사를 얼마나 정확하게 반영시키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그는 “국제관계가 확대되면서 최근 의회관계 등에 대해 자문을 요청하는 외국 정부들이 많다”며 “나라마다 상황이 다른 만큼 미국 로비제도를 다른 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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