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동렬 "초빙아니면…" 미국행 일단 거부

  • 입력 2000년 1월 21일 20시 12분


선동렬(37)은 결국 ‘자존심’을 택했다.

미국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은퇴 번복을 고민했던 선동렬은 21일 보스턴이 제시한 입단 테스트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명예로운 은퇴’를 고수하기로 했다.

일본 나고야에 머물고 있는 선동렬은 19일 도쿄에서 에이전트 스티브 김, 재미야구인 박진원씨와 함께 보스턴의 레이 포이테빈트 국제담당 스카우트 이사를 만나 협상을 했다.

선동렬은 이 자리에서 계약기간 2년에 총액 500만달러(약 56억원)를 요구했고 보스턴은 1년 계약에 사이닝보너스 포함, 200만달러를 제시해 최종 합의를 미뤘다.

그러나 보스턴이 21일 에이전트 스티브 김을 통해 “입단 첫해 45경기에 등판하면 요구대로 500만달러를 맞춰주겠다. 대신 2월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로 합류해 코칭스태프가 직접 테스트한 뒤 계약하겠다”고 ‘최후 통첩’을 해옴에 따라 선동렬은 결국 메이저리그행을 포기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국보급투수’의 입장에서 한번 했던 은퇴선언을 뒤집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선동렬로선 테스트를 받으라는 것은 당치 않다는 얘기. 자신의 구위를 믿지 못하는 보스턴의 입단제의에는 응할 필요조차 없다는 결심이다.

여기에는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은퇴한 뒤 2개월 동안 전혀 운동을 하지 않아 다음달 스프링캠프에서 만족할 만한 구위를 선보이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계산도 깔려 있다는 분석.

그러나 선동렬의 미국행이 완전히 무산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우선 선동렬 본인이 ‘꿈에도 그리던’ 메이저리그행의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고 보스턴이 새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아직 제의는 없었지만 보스턴이 아닌 다른 메이저리그 팀에서 선동렬을 흡족하게 할 만한 조건을 들고 오는 ‘돌출변수’도 전혀 무시할 수는 없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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