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체첸지도자 이름몰라 구설수 부시 美대선후보

  • 입력 2000년 1월 14일 23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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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분쟁지역 지도자의 이름을 몰라 공개적으로 망신당했던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예비후보 조지 W 부시 미텍사스주지사가 13일 자신에게 망신을 준 기자에게 “당신은 한국의 ‘김치’ 철자를 아느냐”며 역공에 나섰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부시 주지사는 13일 뉴햄프셔주 포츠머스시 로터리클럽에서 지난해 11월 자신에게 고등학생 퀴즈 같은 문제를 기습적으로 던진 뒤 대답을 얼버무리는 모습을 그대로 방송해 망신을 준 보스턴시 WHDH 방송의 앤디 힐러 기자와 마주쳤다.

힐러는 당시 부시와의 인터뷰에서 분쟁 지역인 인도 파키스탄 체첸 대만의 지도자가 누구냐고 느닷없이 물었다. 부시는 이때 쿠데타를 일으킨 파키스탄의 지도자(페르베즈 무샤라프)는 ‘장군’이라고 대답했고 대만 지도자(리덩후이)는 ‘리’라고만 말했을 뿐 나머지는 전혀 몰라 시청자들의 쓴 웃음을 샀다.

이 해프닝 때문에 두고두고 비웃음을 산 부시는 13일 힐러에게 다가가 “지난번 인터뷰 때 많이 배웠다”며 말을 걸었다. 이에 힐러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매케인 상원의원이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진다면 ‘김칫독에 빠져버리겠다’며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는데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부시는 매케인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힐러에게 “김치의 철자를 아느냐”고 되물었다. 힐러는 보복성 질문에 한참 당황하다가 ‘K I M C H I’라고 대답했고 부시는 “잘 했다”며 능청스럽게 웃었다.

힐러도 “내가 지난번에 짓궂은 질문을 던진 뒤 부시가 더 좋은 후보가 된 것 같다”고 웃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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