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남북통일대회]한마음 한목소리 "코리아 이겨라"

  • 입력 1999년 12월 23일 22시 52분


승부를 초월한 경기, 모두가 이긴 경기였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2000여 관중들은 실수가 나오면 아쉬움보다는 박수로 격려했고 멋진 플레이가 연출되면 탄성을 아끼지 않았다.

남자 ‘단결’팀으로 출전한 세계 최장신 농구선수 이명훈(2m35·우뢰)은 ‘어시스트의 달인’ 강동희(1m80·현대)의 멋들어진 패스를 강력한 오른손 덩크슛으로 연결, 하나된 ‘코리아 농구’의 위상을 떨쳤다.

‘단합’팀에 속한 ‘북한의 마이클 조던’ 박천종(1m86·우뢰)과 ‘펜티엄 가드’ 이상민(1m82·현대)의 현란한 개인기도 눈이 부실 정도.

역사적인 통일농구대회 서울경기가 2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막을 올렸다.

9월 평양대회에 이어 교환경기로 열린 서울대회는 남자 신선우, 여자 진성호감독이 이끄는 단합팀과 남자 변우준, 여자 김명준 책임지도원이 이끄는 단결팀이 경기를 벌였다.

특히 단합팀은 남측 3명과 북측 2명, 단결팀은 북측 3명과 남측 2명을 선발로 기용하는 등 남과 북의 선수들이 서로 섞인 채 호흡을 맞춰 다시 한번 ‘한민족 한핏줄’임을 세계에 알렸다.

먼저 열린 여자팀 경기는 ‘주부스타’ 전주원(1m76·현대)이 이끈 단합팀이 ‘미녀스타’ 이명화(1m72·회오리)의 단결팀에 133―125로 승리.

남자팀 경기에선 이명훈이 덩크슛 3개, 3점슛 2개를 포함해 26득점한 단결팀이 초반 앞서 나갔으나 3점슛 4개 포함해 30득점을 올린 박천종의 단합팀이 경기종료 3초전 김학철(1m92·우뢰)의 결승 3점슛에 힘입어 141―138로 역전승했다.

한편 이날 경기중 평양교예단은 고유의 민속놀이를 발전시킨 줄넘기 널뛰기 봉놀이 등 세계 최고의 교예를 선보여 경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24일에는 남북 대항전인 남자 현대―기아 연합팀과 우뢰팀, 여자 현대산업개발과 회오리팀의 경기가 열린다.

〈장환수·전 창기자〉zangpab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