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고급빌라 '기지개'…증시호황등 영향 수요 점차 늘어

  • 입력 1999년 12월 22일 19시 59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후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고급빌라 분양시장이 최근 기지개를 켜고 있다.

고급빌라 공급이 다시 늘어난 것은 최근 주식 호황 등으로 여유자금이 생긴 계층들이 늘어나면서 고급 주택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

하지만 고급주택 시장에서 주상복합아파트가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기존 빌라가격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으므로 실수요자들은 분양 중인 빌라의 입지조건을 꼼꼼히 따져 본 뒤에 구입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분양 현황〓현재 서울에서 분양중인 고급빌라는 300가구 정도. 이들은 대부분 고급 주택가인 방배동 서초동 장충동 한남동 청담동 일대에서 분양되고 있다. 분양가는 대체로 15억∼25억원선에서 책정돼 있다.

중소건설업체 시드코는 서울 중구 장충동에서 ‘라임카운티’라는 이름의 고급빌라 18가구를 분양중이다. 80∼110평형대로 분양가는 15억∼20억원대로 책정됐지만 협의조정이 가능하다..

장충체육관 앞으로 사통팔달의 도로망을 갖춰 교통여건이 좋은 편이며 남산과도 인접해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또 ‘메디테리안(지중해식) 스타일’이라는 컨셉으로 클래식한 유럽풍 분위기를 뽐낸다.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마감재를 사용해 최대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평가.

프라임산업도 방배동에 120평형대 고급빌라 ‘칼라일하우스’ 95가구를 분양중이다. 분양가는 15억∼16억원. 일반 아파트에 사용되는 무늬목 대신 이보다 값이 3배 이상 비싼 통원목을 그대로 사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살린 것이 특징. 기본 골격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내부장식을 소비자의 선택사양으로 해 취향에 맞게 집을 꾸며주고 있다. 얼룩이 잘 생기는 단점이 있는 대리석 대신 석영을 가공한 마블라이트를 바닥재로 사용했다.

삼환기업도 한남동 UN빌리지 안에 ‘삼환 리버빌’ 32가구를 분양중이며 이밖에도 청담동과 서초동 등지에서 15억원대의 고급빌라 50여 가구가 분양중이다.

▽분양절차〓고급빌라의 분양은 통상 일반 아파트 분양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급업체들은 고급 승용차나 골프회원권 소유자 현황을 파악해 우편으로 초대장을 발송하며 방문예약을 한 초청자에게만 견본주택을 관람할 자격을 준다. 일반인에게 견본주택이 공개될 경우 철저한 비밀보장을 원하는 부유층 소비자들이 매입을 꺼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

분양상황에 따라서는 비밀리에 ‘가격협상’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어 분양물량의 조건을 꼼꼼히 따져본다면 좋은 가격조건으로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투자 유의사항〓고급빌라의 가장 큰 장점은 사생활이 철저히 보장된다는 점. 별도의 내부장식을 하지 않아도 돼 대형아파트와는 달리 추가투자 비용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공급업체들은 경비시스템과 내부장식에 무엇보다 많은 신경을 쓰고 있으며 입주자의 직업이나 사회적 지명도도 꼼꼼히 관리한다.

하지만 고급빌라의 IMF관리체제 이전의 매매가를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수요층도 아직은 엷은 편이어서 환금성은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 따라서 교통여건과 주거환경을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여부를 결정해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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